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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탄산수 May 08. 2023

20.  후아힌 하얏트 리조트에서 나간 이유.

30만 원 호텔에서 3만 원 호텔로.

아침에 일어났는데, 창 밖 야자수가 뽑힐 것처럼 흔들리고 있다.     

‘오늘도 수영하기는 글렀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최강 체력 유러피안 가족들도 차디찬 수온에 수영은 꺼려하는 눈치다.





그럼 오늘은 뭐 하나.     

‘후아힌 관광’으로 검색을 해본다.     


근처에 호랑이 동물원 이 있다.

그런데 아기 호랑이, 5살 호랑이, 어른 호랑이 별로 만져볼 수 있고 사진 찍는 비용이 차등이 있다.

아무리 훈련을 받아도 맹수인지라,  무서움을 느끼는 우리의 심리를 정확히 알고

아기 호랑이가 제일 비싼 것이다.

‘동물권’을 생각해서도 이런 식의 관광은 사라져야 한다.  지금이 과도기인 듯싶다.     


자, 그러면


'원숭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몽키힐’ 은 어때?'     


몇 년 전 말레이시아 몽키힐에서 기겁을 했던 첫째가 떠올라 웃음이 났다.

(동남아는 어느 나라나 몽키힐이 있는 것 같다.)      


‘절대 안 가요!’

‘-어, 그래’     


맹그로브 숲!!!

이건 아마좈 영화 배경지같다!

편도 30분,

돌아오는 택시는 잡을 수 있을까?

이런 경우는 미리 기사와 협의를 해서

일정 시간 기다려달라 하고, 왕복으로 예약을 해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이 아이들을 데리고 숲에 갈 자신이 없었다.

검색만 하고,  조용히

결론 짓고 아이들에겐 묻지 않았다.


치앙마이에서도 다 내려놨는데, 후아힌에서도 내려놨다.     


후아힌에서 크리스마스 기간 최고가에 예약한 하얏트 풀액세스 룸에서 우리는 아주 편안하게 닌텐도와유튜브를 시청했다.   


이럴거면...


방에 있고자 하는 관성의 법칙이 발동하여,

점심도 나가지 말자고 컵라면을 꺼냈다.

풀액세스 테라스에서 먹는 컵라면이라...

슬퍼서 맥주도 한 잔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본전이 생각나려고 하는데, 옆에서 남편이 기어이 그 말을 하고야 만다.     


‘이럴 거면, 여기 예약할 필요없었잖아?’     


한 가지 다행인 건 혹시 모를 변수에 대비해서

후아힌 마지막 숙소는 아직 예약 전이었다.

더 신나게 놀 수 있는 워터파크가 있는 호텔

홀리데이인이 후보지 1위였는데,

이곳을 예약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유튜브 보러 홀리데이인 갈 뻔했다.


이제부터 다음 예약지에서 ‘수영장’은 완전히 배제해도 되었다.


태국의 겨울 날씨도, 우리의 여행 체력도 점점 야외 활동에서는 멀어지는 듯했다.

이젠 가성비만이 살 길이다.


후아힌 최저가 필터를 걸어 호텔을 검색했는데,

수영장도 있고, 키즈룸도 있고 조식만 없는 호텔이

1박 3만 원.


침대가 사진상으로는 퀸인지 더블인지 확인이 안 되고,  설명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아고다 채팅을 해보았으나 답이 없다.


1박 3만 원인데, 너무 불편하면 방을 하나 더 얻지 뭐.. 하는 생각으로 그곳으로 다음날 출발했다.  

1박 30만 원 리조트에서 3만 원 호텔이라니!


그래도 마지막 날, 이 악물고 놀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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