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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여유 Sep 21. 2024

뭘 그렇게 마셔?

요즘 글쓰기 동기들과의 단체채팅방에서 핫한 키워드는 '물'이다. 그냥 물은 아니고 뭘 타서 마신다. 아침엔 레몬즙을 타서 레몬수를 마신다. 밥 먹기 전이나 후에는 애사비(애플사이다비니거)를 타서 마신다. 오후에는 아르기닌을 타서 마신다. 운동 후에는 링티를 마신다. 단 게 당길 때는 콤부차를 마신다. 뭘 계속 마신다. 그러려면 레몬즙을 사야 하고, 애사비를 사야 한다. 때맞춰 콤부차 세일 광고가 나에게 뜬다. 하나라도 놓칠세라 쇼핑 정보를 공유하고, 결제 버튼을 누른다. 누군가 묻는다. 레몬수가 어디에 좋나요? 애사비 언제 마시면 좋나요? 나는 질문에 답할 수가 없다. 잘 모르고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좋다고 했는데? 어디에 좋다고 했더라? 중요한 핵심을 잊은 채 그저 마시는데 골몰하고 있다. 다이어트 책에서는 목마름과 배고픔을 헷갈릴 수 있다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라는 말을 보았던 것도 같다. 누군가 디톡스가 되어 건강에 좋다고 했던 것 같다. 다들 좋아서 마신다고 하니 마시고 있다. 입력값이 등록된 기계처럼 왜인지는 기억하지 못한 채 하루에도 몇 잔씩 뭔가를 탄 물을 마시고 있다.

큰 병에 들어있는 애사비를 거의 다 마셨다.

밥 먹은 후에 물도 잘 마시지 않고, 하루에 수분 섭취라고는 커피를 통해서 하는 게 다였던 나였는데 요즘 물을 참 많이 마시고 있다. 엄밀히 따져서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이어트 중이라 살 빠지는 효과는 어느 쪽을 통해 나타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화장실은 당연히 자주 가는데 그 덕에 디톡스가 되었는지는 속을 들여다보지 않으니 알기 어렵다. 피부가 좋아졌으려나 기대는 하지만 그 역시 큰 변화는 느끼지 못하겠다. 한 가지 확실히 달라진 것은 있다. 그것은 기분이다. 자주 물을 마시면서 내 기분이 달라졌다. 물을 마시는 나를 깨달으면 괜히 기분이 좋다. 몸 어딘가에 좋은지도 모르지만 어쩐지 몸을 챙기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 좋다. 스스로 관리하는 사람이 된 것 같달까. 건강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챙기고 있다는 것이 바른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몸에서 아직 큰 차이를 못 느끼고 있다고 해도 달라진 행동이 계속된다면 분명 변화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 요즘엔 카페에 가서도 차를 종종 시킨다. 녹차, 홍차 티백 하나가 달랑 담겨 있는 메뉴가 어쩐지 돈 아깝다고 생각됐다. 이제는 커피 반, 차 반의 비율로 주문한다. 건강을 챙기는 느낌은 덤이고 내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마시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읽은 책에서 '관심과 애정, 염려, 걱정, 돌봄, 보살핌 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표현이 마음 씀'이라고는 쓰인 부분을 읽으면서 '마음 씀'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콕 박혔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오프라 윈프리) 무언가에 내가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은 관심과 애정이 있고 염려가 되고 걱정이 되어 돌보고 보살피고 싶은 것이다. 내 삶과 연결된 모든 것에 마음 쓰며 살고 싶은 열망이 들끓었다. 나는 지금 무엇에 마음을 쓰고 있는 걸까 호기심이 일었다. 어떤 일을 할 때,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고 목적을 향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괜히 하고 싶은 일에도 이유는 다. 내가 그 일에 마음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과관계는 올바르지 않을지라도 출발지는 마음 씀이다. '마음 씀'이라는 단어에서 에너지가 느껴지고 다정함이 보인다. 내가 지금 누구에게 마음을 쓰고 있는지, 어떤 일에 마음을 쓰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면 나를 알게 될 것이다. 생각하고 따져본 후에 움직이는 것도 좋겠지만, 일단 행동한 후에 멈춰서 살펴봐도 되지 않을까. 그럼 내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기 쉬울 것 같다. 원하는 바가 바람직한 방향인지를 따져서 조금씩 수정하면 된다.

어떤 효능이 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따져보지 않은 채 그저 따라 마시고 있었던 것은 나의 몸과 건강에 마음을 쓰고 있어서라고 해석해 본다. 건강하고 싶은 마음에 물 마시고 있으니 물 마시는 것이 건강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를 확인해 보면 된다. 뭘 모르고 마시고 있었지만 괜찮은 것 같다. 


*레몬수: 아침에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에 마시는 것이 좋다. 면역력을 강화하고 피로 해소에 도움 된다. 체내 알칼리화를 촉진하여 간 기능이 개선된다. 체중 감량과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되며 심혈관 건강도 향상된다. 
*애사비(애플사이다비니거): 식전, 식후 20분 내로 마시면 혈당이 치솟지 않게 도와준다. 소화를 돕고 장 건강을 개선한다. 항산화 작용을 통해 염증을 줄이고 면역력을 강화한다.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 
*아르기닌: 콩나물에 함유되어 숙취 해소를 돕는 성분이다. 혈관이 확장되고 체내 일산화질소가 생성돼 근육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피로 해소와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되며 면역력이 증진된다. 

위의 정보는 인터넷 등을 통해 검색한 것으로, 글 읽으실 때 참고가 되길 바라며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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