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허상의 강요

by 마음벗

자신의 것을 타인에게 강요하고 확인받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노력, 성취, 외모, 취향, 혹은 위치와 지위를 바탕으로, 타인에게 끊임없이 “내 것이 좋지? 내 것은 최고야”라고 확인받으려 한다.

때로는 아주 사소한 영역에서도 이 강요가 나타난다.


“내가 만든 음식 맛있지?”

“나 어때, 이쁘지?”

“내 것이 최고야, 인정하지?”


이러한 말과 요구는, 단순한 자랑이나 대화가 아니다.

그 뒤에는 자신의 허상과 환상을 타인에게 주입하고 확인받으려는 욕망이 숨어 있다.

정성으로 만든 음식들은 맛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 숭고하다.


하지만 자꾸 먹어봐라 강요하고 맛있다고 말하라는 강요는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또한 비싸고 좋은 것을 구입하였다면 스스로의 만족에서 그쳐야 한다.


‘내 음식이 맛있다고 말해.............’

‘비싸게 주고 산 옷이야.........’

‘어때? 색도 이쁘고 좋아 보이지? 너는 이런 거 못 사 입잖아’

‘자 어서 부러워해........’

그들의 속마음을 이러했다.


본인이 세운 기준과 위치를 이용하여, 스스로 만든 환상을 진실인 양 강요하는 것이다.

허상은 본래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타인에게까지 현실로 전환시키려 한다.

타인은 그저 관찰자일 뿐인데, 강요와 확인 요구를 받으면서 마음속 불편함과 혼란을 겪게 된다.

왜냐하면, 진실이 아닌 허상을 진실처럼 받아들이라는 강요는, 상대의 판단과 감정을 침범하는 폭력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의 행동은 겉으로 보면 당연하고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친근함 속에는 늘 통제의 의도가 숨어 있다.

내 반응 하나, 내 인정 하나가 그들의 자기 확신을 완성하는 도구가 된다.

내가 맛있다고 말하지 않거나, 예쁘다고 인정하지 않으면, 그들은 불안해하고, 속상해하며, 심지어 공격적인 태도로 바뀌기도 한다.


즉, 내 감정을 이용해 자신을 증명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자기애와는 다른 양상이다.

자기애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확인하고 지키는 것이라면, 허상의 강요는 타인을 도구화한다.

타인은 그저 도구일 뿐, 자신의 허상을 완성시키기 위한 존재로 치환된다.

그 강요를 받는 사람은 순간적으로 혼란과 피로, 심리적 부담을 느낀다.

자신의 판단이 강제로 재단당하고, 자신의 감정이 침범당하는 경험이다.

사실, 이런 사람들은 참으로 불쌍한 존재다.


자신이 가진 것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타인의 확인을 통해서만 허상을 완성하려 한다는 것은 내적 결핍과 불안의 방증이다.

그들은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타인의 반응에 의존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진실된 자아를 구축하지 못한다.

즉, 허상을 진실로 포장하고, 타인을 강제로 끌어들여야만 자신이 안정감을 느낀다.

이런 사람을 대할 때, 우리는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그들의 요구와 강요는 우리의 잘못이 아니며, 우리의 책임도 아니다.

내 반응을 통해 그들의 허상을 완성시켜 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침묵과 무표정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그들의 강요가 우리 마음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렇다. 진짜는 강요하지 않는다.

진짜 맛있으면, 진짜 예쁘면, 진짜 가치 있는 것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반복해서 말하고 확인받고, 타인을 끌어들여야만 완성되는 것은 허상일 뿐이다.

진실된 빛은 강요 없이 스스로 드러나며, 보는 사람도 그것을 느낀다.

결국, 허상의 강요는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며, 그 뒤에는 불안과 결핍, 불행이 숨어 있다.

상대가 무엇을 요구하든, 우리가 할 일은 명확하다.


침묵과 무표정으로 자기 영역을 지키는 것, 강요에 휘둘리지 않는 것.

그것이 상대의 허상에 휘둘리지 않고, 내 마음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어느 정도의 스스로에 대한 과대평가는, 어쩌면 더 나은 사람과 더 좋은 길로 나아가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본인에게만 머물지 않고, 남에게까지 강요되기 시작하면 문제다.


남들보다 못하다는 위축감 속에서 살아온 사람이, 자신보다 낮은 위치의 사람에게 순종을 강요하거나, 본인의 위치가 올라가게 되면 갑자기 자기 객관화를 포기하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말도 안 되는 것까지 칭찬하라고 강요받는 상황은, 겉으로 보기엔 사소해 보여도, 당하는 사람에게는 큰 정신적 고통을 준다.


인정받지 못했던 기억이 많아, “나를 어서 인정해 주고 마음을 채워 달라”는 무의식적 채근일 수도 있다.

하고 싶지 않은 말을 억지로 해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신은 쉽게 지치고 피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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