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호산구씨와의 화해를 기다리는 시간

돗고마리 씨앗의 잡도리

by 오롯한호산구씨

다달이 오는 진료일이 되어 오롯한호산구씨는 나와 화해할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채혈이 끝난 뒤 집에 돌아와 며칠 동안 어지러운 날이었다.


요즘 들어 오롯한호산구씨는 언제나 기세 등등 하게 몇 곱절로 내 인생을 고달프게 한다.

살면서 한 번도 내가 희귀 질환자가 되어 혈액내과 환자로서, 다른 희귀 질환환자들처럼 평범하게 아무 탈 없이 입원하고 골수검사를 받고 산정특례를 받으며 건강이 다시 원래대로 회복하기를 바라는 아주 평범하고 소소한 삶을 목표가 간절한 바람과 희망이 될 줄은 생각조차 못했다.

건강할 때에도 딱히 안정적이고 평온한 삶은 아니었다.

여전히 뭐가 그들을 그렇게 까지 ‘나’라는 존재를 걸고넘어져 유별나게 만들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무기력했던 과거였다.

계약직과 보조일을 전전하다가 대학원 졸업 후 29살 흥미를 갖고 목표였던 첫 정규직 마케팅직에 근무했을 때도 직장생활에 독하게 집중하지 못해 수습기간에 그만둘 수밖에 없던 내 가정환경 탓을 하기에 지금처럼이나 ‘나’와 관련된 상식 밖의 기괴한 일들이 계속 연이어 터졌지만, 요 근래 혈연이 아닌 관련도가 적은 전형적인 타인인 남에게 5년 전부터 시작된 인감 삭제, 명예훼손 고소사건, 희귀 질환처럼 큰 사건들이 터지지는 않았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라는 생각이 참 서글프고 또다시 나를 무기력하게 한다.


경제상황도 참 무색하게 때 지금 경기는 1997년 IMF,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어려워질 수도 있고 살만한 공간의 집값을 폭등하고, 번화가의 공실이 넘쳐난다.

정치는 더 잔인할 정도로 자국민은 개인으로서 개돼지 취급을 받으며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 희생되며, 가해자가 되고, 평범한 삶을 위한 안정적인 집, 생계활동이 마비되고 있다. 약육강식의 논리이기보다 내로남불, 극한의 이기주의와 떼쓰는 나르시시스트들의 편향된 이념을 꾸역꾸역 처먹지 않으면 안 되는 전체주의적 기괴한 분위기이다.

계속되는 뉴스의 들려오는 화재사건, 싱크홀, 전세사기, 흉흉한 사건들 뿐 만 아니라 나 또한 올해 설날 마트 주차장 뺑소니 사건으로 가족싸움이 크게 일어난 것에 대해서 요즘 들어 더욱더 국민과 개인을 위한 약간의 공정함은 찾아보기는커녕 더 지능화되어 묻히고 희생되며 앞으로 더 흉흉해 질까 겁에 질려 더 무기력해진다.


작년 9월에 희귀 질환 임상진단을 받고, 다른 평범한 환자들처럼 골수검사 입원을 평범하고 순탄하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게 정말 기대이고 사치일까?


도대체 왜 그들은 “나”라는 존재를 유별나게 만들고 싶어 안달이 난 걸까? 그들의 이유에 대해서 정말 자세히도 알고 싶다.


물오름달 서른 날의 추운 밤에 ‘나’ 한 명 건사하지 못해 서럽고, 고민이 깊어지는 잔인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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