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메꽃은 무궁화가 아니다.

돗고마리 씨앗의 잡도리

by 오롯한호산구씨

운이 좋아 길가의 무궁화꽃인 줄 알고 얼른 카메라에 담았다.


그래도 확인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찾아봤지만 무궁화꽃이 아니었다.


다행히도 이제야 메꽃 인걸 알았다.

차라리 나팔꽃과 비슷하다고 느껴야 하는데, 무궁화꽃은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도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에 부끄러웠다.


잠깐 스치듯이 사진을 찍고 나서 무궁화의 아름다운 연분홍색 꽃잎만 봤다는 건 핑계다.

그냥 모르는 거다.

사실 나는 단순히 부정적으로 극단적인 모습들로 머릿속에 그려 채우기에는 모르는 게 많다.

하지만 꽤 부정적이었었다.

내가 존경하고 본받아야 할 모습들과 긍정적이고 정상적인 모습들을 지울 만큼은 아니었는데 신체의 건강함은 진심으로 마음까지도 건강하게 한다는 걸 참 늦게 알았다.


우울감은 당연히 정신과에 호소하면 되는 줄 알았던 무식함에 가려진 오만이었다.

단순하지 않은 세상에 끌려가기에 무식한 신념은 사실 오만한 나르시시즘이다.

불이 꺼진 방 안에서 보이지 않는 물체를 만지며 소리 지르며 공포에 떨었던 걸까?


무식한 신념으로 무장한 나르시시즘으로 기울어진 다하더라도 타인의 정신과 영혼을 기만하는 건 선의로 포장된 폭력이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랬을 것이다.

부끄러운 과거에 대해 내가 아닌 타인에게 엄격한 기준을 붙이기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비록 세상은 잠깐동안 무식한 신념의 나르시시스트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어두운 방 속에서 스위치를 스칠 때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를 수도 있다.


이제야 이렇게 아름다운 메꽃을 지금에서야 보게 되어 감사하다.


#메꽃 #무궁화 #나팔꽃 #감성에세이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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