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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페르소나
05화
마감
오늘의 시: 다섯 번째
by
조사랑
Jun 20. 2022
아,아
알려드립니다 - 오늘도 마감을 맞추는데 실패하셨음을 알려드립니다.
가끔 머릿속에 방송국이 있고, 거기서 마이크에 대고 오늘 나의 실패를 전국에 방송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너는 오늘도 실패했고, 어제도 실패했고, 그렇게 내일도 실패할거고, 그렇게 도전하는 것조차 실패하다가 무기력하게 끝날거라고
가차없이 날 비난하고 몰아세우고 싶은 날이 있다
평생 이렇게 흐르지 못하고 고여있을까봐, 물줄기가 아니라 물웅덩이가 될까봐 그러나 더 노력하기 싫고 그만하고 싶고 그저 되는대로 내버려두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나를 질타하고 미워한다 내가 너무 보잘 것 없어 견딜 수 없는 날들이 있어
이런저런 핑계를 찾는다 오늘은 정혈 전이니까, 어제는 병원갔다 왔으니까, 그저께는 운동이 힘들었으니까, 주말엔 비가 왔으니까, 그렇게 시간이 쌓여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수십 시간 - 수백 시간 - 몇 날 - 며칠 - 몇 달 - 몇 년 - 삶 전체가 될까봐
두렵다
그래도 내일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다
오늘 하루 방황했다고 내일도 고통스러울거라는 패배감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오늘이 하루가 아니지만, 그게 며칠이지만, 그래도 괜찮을거라고
오늘은 엉망으로 갈겨썼어도 내일은 또 좋은 글이 나올거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돌아다니며 배우고, 책을 읽고, 엉덩이로 꾸욱 앉아있었던 시간을 존중하려고 한다
나를 관통한 시간을 폄하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괜찮아, 잘 쓸 수 있을거야. 잘할 수 있을거야. 너의 시간과, 시간과, 그 시간을 잘 보내보려고 애썼던 너의 그 시간을 존중할게.
내가 날 믿어야지.
그래도 내가 날 믿어야지요. 내가 내 편이어야 세상도 내 편이라는걸 이제는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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