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인의 말 - 1
나의 운동 관점을 변화시킨 3가지 말이 있다. 이 말들을 나의 선입견과 생각을 ‘전복’시켜버리며 앞으로 더 나아가는 길을 만들어주었다.
대학교 3학년 뭔 바람으로 내돈내산으로 배운 복싱 코치님. 깡마른 체구, 운동할 때는 카리스마 뿜뿜, 그런데 힘들어 보이는 날에난 자상모드로 다독여주셨던. 이 말로 인해 보강운동도 맨몸 운동 혹은 저항 운동을 선호하게 되었다. 매일 짊어지고 다니는데 내 무게만큼 무게운 게 또 어딨으랴.
두 번째는 수영 코치님이자 몸 쓰는 것의 체계를 잡아준 트레이너 선생님. 원래 ‘웨이트 좀 해볼까?’해서 등록하려고 보니 인기 강사라서 대기가 꽤 밀려 있었다. 하지만 나의 절실한 몇 차례 부탁으로 ‘한 번 와보세요’라고 하였고, 야심 차게 이제 무게 좀 치나 싶었는데 바로 부상으로 재활훈련이 되어버렸다. 근데 이게 전환점이 될 줄이야.
수영 선수 출신답게 가동 범위를 강조하셨는데 그동안 “내 몸이 뻣뻣해서 못하는 거야”라고 생각했던 동작들을 부드럽게 수행할 수 있게끔 만든 말이 되었다. 수영 잘하려고 시작했다가 재활, 결국엔 러너를 위한 보강운동으로 바뀌면서 지금은 햄스트링이 아닌 엉덩이로, ㅏ달릴 때 필요한 근육으로 잘 달리고 있다. 장거리, 업힐 뛰고 나면 엉덩이나 신체 뒷근육만 욱신하는데 근육이 큰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회복이 매우 빨라졌다.
첫 해외마라톤을 앞둔 상태에서 풀코스는 고작 한 번 완주. 가서 어떻게 뛰어야 하나 주변인에게 물어보니 ‘해외 풀코스는 즐기러 가는 거야.’ ‘어차피 사람 많아서 제대로 뛰지 못해 ‘라며 다소 내 성에 자치 않는 말을 들을 때 빛처럼 이 말씀이 들려왔다! 야외에서 하는 종목은 특성상 변수가 많은데 오로지 믿고 판단해야 하는 건 나의 선택이었음을 깨닫게 해 준 말.
정말 희한하게도 초반부터 길이 막힐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주로가 홍해 갈라지듯 갈라지면서 내 앞이 텅 비게 되었고 쭉쭉 나가는 몸을 믿고 하프 구간 PB를 세울 정도로 신나게 달렸더랬다. 이때 쾌감 아직도 잊지 못해.. 이 대회 이후로 다른 러너들의 말은 참고만 하고 내 몸을 믿고 현장 상황을 보고 직접 판단한다.
그런데 위 말들은 비단 꼭 운동할 때만 힘을 발휘하는 건 아니다. 조금만 비틀어 보면 일과 중에도 유용하게 적용하게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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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달리기보다 보강운동 중인 근데 어쨌든)
#달리는사람 #ㅅㅅㄹ 는
인생을 배우는 것인가요
달리기는 하는 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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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to 운동 슨생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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