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 코인으로 돈 많이 벌고 있다는 뉴스가 연일 나오고 있다. 나는 이를 긴 시야로 본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지금 비트코인으로 수익률 60-80%를 보는 사람들은 최소 1-3년 내외의 보유기간을 거쳐왔다는 사실을 뜻한다. 그 소수의 사람들은 지금까지의 길을 오는 과정에 있어, 타인들의 조롱과 무시를 받으며 큰 변동성을 견뎌왔던 인물들이다.
매스컴에서 계속 코인 수익률, 코인 선물 레버리지 등을 다루고 있다. 죽으러 가는 불나방들 많이 보인다. 여러분 생각에는 지금 코인으로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가.
실제로 코인 선물 레버지리 ETF 평균 수익률을 보면, 롱 숏 양 방향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나는 불장과 하락장을 몇 차례 겪어보며 몸으로 체득되어 있다. 이럴 때 조심해야 하지만, 역사는 반복된다. 미리 선점한 게 아니라면, 정말 조심해야 한다.
시끌시끌하면, 단물 다 빠졌을 확률 높다.
오늘은 '장기투자'에 관한 글을 써보려 한다.
내가 생각하는 장기투자라는 것은 10년 이상의 증권 또는 그에 준하는 것을 보유하는 투자를 말한다. 따라서 가장 확실한 것 중에서도, 제일 든든한 놈을 쥐고 있어야 한다. 그런 신뢰가 없으면, 10년 보유가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 10월에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고, 나는 이걸 10년 이상 들고 갈 계획으로 매수했다. 물론, 전재산 매수했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종류는 주식이고 섹터는 테크 / 반도체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현재 시점 최고 부가가치의 재화들이 실존하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생산하는 회사들이 실존하기 때문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실존하기 때문이며, 재무제표가 실존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에 대한 매수 기준은, 제법 완화시키고 있다. 아직 매수했다는 의미는 아니며, 개인적인 기준을 조금 더 넉넉하게 두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기존에는 '지금으로부터 15개월 뒤, 비트코인 시세가 고점 대비 70% 하락했을 때 매수를 고려한다.'의 기준을 잡았다.
지금은 고점 대비 70%가 아닌, 30-50%로 완화했다. 그리고 30%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있다. 30%가 하락했을 시, 미 정부의 12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보유량 변화 추이를 지켜볼 것이다. 헤지 펀드들의 비트코인 보유량 변화 추이를 지켜볼 것이다.
30%로 완화한 이유는, 기존 히스토리와는 다르게 비트코인이 제도권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기관, 정부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와 헤지펀드 동향을 지켜보겠다는 것은, 이 놈들의 본심을 보기 위함이다.
그놈의 전략 자산화.
이에 대해서 회의감을 품는 월가 전문가들도 많이 있다. 만에 하나, 하락 시기에 네임벨류 있는 헤지펀드나 운용사가 코인을 던지기 시작하고 그에 이어 미 정부까지 코인을 던지는 모션이 나오게 되면.
이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지금 잘 나가는 비트코인도 지난날의 루나 꼴이 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을 증권보다 타이트하게 보는 것은, 비트코인을 받쳐주는 실물 재화 또는 회사 또는 물리적 기반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는 기술적인 요소와는 무관한 시각으로, 경제적 본질을 따져보는 것이다.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본질로 회귀하게 되어있다. (트럼프 정부가 조금만 정책 각도를 피봇 해버리면, 코인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생각 안 하는 것 같다. 트럼프는 이랬다 저랬다 많이 하는 영감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다. 내가 지난 10년 동안 주식 시장에서 죽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까닭은, 이런 피곤한 신중함 덕분이다. 나는 언제나 최악을 염두한다. 성향이 그렇다. 누울 자리 일고여덟 번은 보고 눕는다.
나는 비트코인이 일부의 논리를 지니고 있다고 인정한다. 다만, 그 본연의 본질을 들여다봤을 때와 지금의 불장 상황을 비교해 보면 과열되어 있다고 느낀다.
'피터 린치'는 1990년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다.
사람들은 기업에 투자하면서 펀더멘탈을 확인하지 않는다. 하루에 주가를 수십 번 확인한다. 그건 기업 분석이 아니다. 조금은 공부를 해야 한다. 한 달에 30분 정도는 왜 이 기업에 투자해야 할지 공부해봐야 한다.
"가즈아! 이 주식이 오를 거다!"는 좋은 매수 사유가 아니다.
결국에는 크게 벌게 되는 장기투자에는 언제나 발견되는 공통점이 있다. 남들의 조롱과 무시를 겪어야 한다. 장기 투자를 해가는 과정 중에, 보통 사람들에게 병신 취급을 받아야 할 시점이 있다. 그렇게 되면, 돈을 번다. 내 경험이 그랬다.
지난 10년간 해왔던 주된 주식 투자 전략이 있었다. 이는 죽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화끈하게는 벌 수가 없는 전략이었다. 지난 5년, 10년으로 보았을 때 연평균 20%의 순수익률을 기록했다.
내가 쓰던 전략에서는 시장이 급락하거나 발작증세를 일으키고 나서, 바로 들어가지 못하는 특징이 있었다. 보통 그때 바로 들어가야 크게 먹는다. 그럴 때마다 그렇게 굼뜨게 매매해서 익절 구간 다 놓친다고 조롱한 사람들 있었다.(그걸 몰라서 굼뜨게 한 것이 아니라, 조심하던 것이었다.)
나 조롱하던 사람들, 2022년 조정장에 죄다 갈려나갔다.
월가에는 "칠흑 전이 가장 어둡다."라는 말이 있다.("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의 농담조 격언이다.) 이제 더 나빠질 것도 없을 끝이라고 생각했던 상황이, 지하실 파고 들어갈 수도 있다는 거다.
그래서 장기 투자를 하면서 남들의 조롱과 무시를 받는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어차피 나는 죽을 때까지 글을 쓸 예정이므로, 몸소 증명하겠다.
저 사람이 어떻다 저떻다 할 필요 없다. 그저 두고 보면 알게 될 일이다.
모든 종류의 투자에 있어서, 스스로의 배짱이 어느 선까지 갈 수 있는지 오래간 수차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이번 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전재산의 이동을 시행하기까지 한 달 보름을 홀로 괴로워했다. 애초에 계획 자체를 MDD -50%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MDD : Max Draw Down // 쉽게 말해, 최대 하락폭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10년 간 겪어온 실전으로, 내가 저 정도 하락폭을 견딜 수 있는 정신력이 있는지 계속 의심해 본 것이다. 오래 간의 고심 끝에, 정말 신중하게 결정한 일이다. 나에게 이건 결심이었다. 왜냐하면, 앞으로의 10년 동안 정말로 -50% 닿고 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조정장과 약세장을 전재산 덩어리로 10년 치 실전으로 겪은 사람도 이렇게 괴로워하며 오랜 시간을 두고 결정하는데.
코인 반짝 세게 오른다고 개발세발로 튀어 들어가는 사람들, 대부분 빨래질당할 거다. 권리 거래로 돈을 번다는 것은 전쟁이다. 전쟁터에서 퇴출로 열렸다고 개발세발로 뛰어 들어가면, 등 뒤에서 날아오는 총탄맞고 다 죽는다.
구독자들은 조심하라. 난 지금의 이 코인장 그림이, 전에 어디서 꼭 본 것만 같다.
너무너무 달콤해 보인다.
Kaleo - hey gringo (slowed + reverb)
https://www.youtube.com/watch?v=6r1brV1z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