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생님이지 개그우먼이 아니야
아이들은 웃긴 선생님이 좋데
최근 해 본 MBTI에서 나는 외향과 내향 중
I에 속하는 내향적인 인간이다.
물론 MBTI 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렇다는 얘기다.
... ㅎ ㅎ 근데 또 영 틀리다고 볼 수 없는 게 나는
극강의 I에 속하는 유년 시절을 보냈다.
입이 있지만 입이 안 떨어져
네~라는 대답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고
집에 손님이 오면 귀신처럼 벽에 붙어
관찰하고 탐색하다가 사라지는 아이였으니.
그런 내가 이렇게 쉼 없이 말을 하고
심지어 웃기기까지 하는 미술선생님이 된 것은
어떻게 된 일일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봐도 특별한 계기는 생각나지 않는다.
단지, 말 못 하는 벙어리일까 봐 걱정했던 친척들이
신기해하며
'oo이가 말을 저렇게 잘했구나.'
하니 다행이라는 점.
여하튼, 아이들은 재미있는 선생님을 좋아한다.
카리스마 있고 실력 있는 보다 자신이 하는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진심 어린 공감과 또 리액션을 해주며 웃음을 줘야 좋아한다.
혹시라도 바빠서 건성으로 대답하면
'선생님 정말 나빴어. 내 말에 감정 없이 대답했어.'
하며 삐진다. 그럼 나는 정말 억울한 안뽀가 되어
내가 이래서 이랬다고 하면
아이들은 그런 내 모습에 또
'알겠어요. 알겠어.'
하며 웃어준다.
가끔 나는 생각한다.
나는 그림을 가르치는가
개그를 가르치는가
ㅎ ㅎ
아니, 나는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웃으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되었어!
손을 움직이고 있잖아!
주의사항
: 웃다 끝나면 안 되고 그림 그리려 왔으니 그림은 그리면서 ^-^
표지 그림은 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