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여름 Jun 01. 2023

이상한 수요일

질서라는 품격

질서?

품격?


이런 단어가 생각났다.

5월 31일 수요일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수요일은 바쁜 날이다.

중간 타임에 잠깐 여유 있고

퇴근 전까지

수업이 다 차 있는 날

그래서 혼이 쏙 빠지게 바쁜 날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늘은

테트리스의 블록들이

각자의 자리를 잘 찾아 들어가는 것처럼

그렇게 술술 수업이 이루어졌다.


대화는 적절해서 수다까지

이어지지 않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왜 우리가 오늘 이곳에

모였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모습으로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아,  이런 날도 있구나! 생각하다가,

이건 이 요일의 분위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성되고 있는 거야!

그림을 그리는 분위기!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이 시간을

오롯이 즐기기 시작한 거야!

그래, 이게 그림을 그리는 맛이지!

하며 나는 마음속으로 박수를 열심히 열심히 쳤다.


'그런데, 어디 보자. 왜 이렇게 고요하지.

이상한 수요일인데? 그래도 그렇지, 이런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닌데.

왜, 이렇게 허전하지?'


"00 이가 오늘 여행 가서 안 왔어요."

"00 이가 수업 요일을 바꿨어요."

"00 이가 아파서 오늘 못 왔어요."


옆 반 친구들의 이유 있는 결석과 요일 변경이

5월 31일, 수요일을 질서와 품격까지 운운해 가면서

나는 착각하고 있었다.


언제 다시 우당탕탕 수요일로 바뀔지는 모르지만

이상한 수요일의 이 느낌은 오래도록 기억해 두고 싶다.

그림 그리는 수요일, 낭만 있는 수요일이 수요일과는 더 잘 어울리니까.

^-^



수박생각나는 그림이닷

* 팔레트 닦는 ㅇㅅ이가 탄생시킨 휴지 수박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지^-^

오늘도 보고 방긋 웃어주고  왔다.


이전 13화 그림 전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