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
품격?
이런 단어가 생각났다.
5월 31일 수요일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수요일은 바쁜 날이다.
중간 타임에 잠깐 여유 있고
퇴근 전까지
수업이 다 차 있는 날
그래서 혼이 쏙 빠지게 바쁜 날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늘은
테트리스의 블록들이
각자의 자리를 잘 찾아 들어가는 것처럼
그렇게 술술 수업이 이루어졌다.
대화는 적절해서 수다까지
이어지지 않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왜 우리가 오늘 이곳에
모였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모습으로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아, 이런 날도 있구나! 생각하다가,
이건 이 요일의 분위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성되고 있는 거야!
그림을 그리는 분위기!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이 시간을
오롯이 즐기기 시작한 거야!
그래, 이게 그림을 그리는 맛이지!
하며 나는 마음속으로 박수를 열심히 열심히 쳤다.
'그런데, 어디 보자. 왜 이렇게 고요하지.
이상한 수요일인데? 그래도 그렇지, 이런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닌데.
왜, 이렇게 허전하지?'
"00 이가 오늘 여행 가서 안 왔어요."
"00 이가 수업 요일을 바꿨어요."
"00 이가 아파서 오늘 못 왔어요."
옆 반 친구들의 이유 있는 결석과 요일 변경이
5월 31일, 수요일을 질서와 품격까지 운운해 가면서
나는 착각하고 있었다.
언제 다시 우당탕탕 수요일로 바뀔지는 모르지만
이상한 수요일의 이 느낌은 오래도록 기억해 두고 싶다.
그림 그리는 수요일, 낭만 있는 수요일이 수요일과는 더 잘 어울리니까.
^-^
수박생각나는 그림이닷 * 팔레트 닦는 ㅇㅅ이가 탄생시킨 휴지 수박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지^-^
오늘도 보고 방긋 웃어주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