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날처럼 퇴근을 하고, 아내와 저녁을 먹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운동을 다녀왔다. 보통 밤 9시에 운동을 가다 보니 돌아와 씻고 이것저것 하면 자는 시간이 너무 늦어지니 아내에게 잘 자라고 인사를 하고 샤워를 하려고 보니, 갑자기 세상이 계엄으로 시끄러웠다.
내 생에 계엄이라는 것을 겪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막상 소식을 들으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마치 사고가 정지된 느낌이었다. 아내와 둘이었다면 이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을 것 같은데, 이젠 '크림이'도 함께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언제 어느 때나 마찬가지겠지만 항상 살아가는 건 힘든 것 같다. '크림이'가 태어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내와 '크림이'와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조금 더 단단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4년 12월 5일
오늘은 그동안 미뤄왔던 태교여행지를 정했다. 사실 어제 아내가 너무 답답하다고 말을 해서 얼른 알아보고 정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괌은 어떠냐고 해서 괌을 가기로 했다. 괌은 태교여행지로도 유명하고, 가까우니 좋은 선택인 것 같다. 여행지가 정해지니 뭔가 좀 착착 진행되는 기분이었다. 숙소와 비행기까지 다 예약했다. 정하는 과정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막상 다음 달에 괌을 간다고 생각하니 괜히 설레었다. 괌이 기대된다!
2024년 12월 7일
오늘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던 1차 기형아검사 날이다. 원래 우리를 담당하던 선생님이 휴무여서 다른 문쪽으로 예약을 잡고 병원을 갔다. 먼저 초음파검사를 했다. 태아 목덜미 투명대 검사였는데, 이게 너무 두꺼우면 태아에게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다고 했다.
이번에는 질 초음파가 아니라 복부 초음파로 검사를 했다. 꽤 오랫동안 보여주셨는데, '크림이'는 다행히 문제없어 보인다고 했다. 팔과 다리도 다 있었다.
초음파로 보니 '크림이'는 이전보다 더 자라 있었다. 이제 6센티였고, 팔다리도 뚜렷하게 보였다. 또 코도 제법 오뚝하게 잘 보였다. 그리고 뭔가 되게 초음파 사진의 정석처럼 옆으로 잘 누워있었다.
다음으로 3D 초음파를 보여주셨는데, 아주 활발하게 움직이는 '크림이'를 볼 수 있었다.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빙글빙글 돌기도 하고, 자기 얼굴을 손으로 만지기도 했다. '크림이'가 빙글 돌면서 등을 보여주니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벌써 콩깍지가 씐 것 같다.
초음파 검사가 끝난 후 의사 선생님께 설명을 마저 들었다. 그리고 채혈 후 병원을 나섰다. 아무 문제가 없음에 안도하면서도 '크림이'의 모습이 너무 신기해 한참 '크림이'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출산 전 아내의 머리를 하면 좋다고 해서 미용실도 다녀왔다. 펌을 했는데 귀엽게 잘 된 것 같다. 여러모로 기분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