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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껍데기 23

세상 거리들은 변한다

by 구르는 소

30년 전의 기억장소에 홀로 와있다.

소박하던 거리가 큼직큼직한 오피스텔과 휘황찬란한 상가거리로 바뀌었다.

세상은 변했는데 내 기억만 30년 전에 있다.


어마어마한 군중속에 나만 혼자다.

아무도 내 껍데기에 관심없다. 식당과 카페에서 여유로움을 즐긴다.

가끔씩 이런 외로움이 좋다. 내 껍데기를 돌아본다.


14년동안 살았던 내 돼지우리가 제일 좋다고 생각했다.

자연과 흙내음, 풀향기 가득한 내 돼지우리가 제일 멋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 앞에 바로 지하철과 버스정류장 있고

문 밖 나서면 수많은 맛집과 놀거리들이 있는

이런 돼지우리도 좋을 것 같다.

닭장같은 돼지우리지만, 멋져 보인다.

한번 살아보고 싶다.


앞으로 30년 뒤엔, 어디에 더 멋진 돼지우리들이 생길 것인가?

요정도까진 아니어도

내 돼지우리 주변도 약간 개발되면 좋겠다.

돈도 조금 더 여유롭게 쓰면서

가까운 거리에서 맛있는 고기와 치킨, 간식들 마음껏 먹으며

더 돼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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