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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라고 청소 만렙은 아닌데

by 작가이유리

연도별 분기별 월별 주별, 일별로 하는 청소쯤이야 라고 생각하는 전업주부들이 많은 것 같다.

난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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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청소 젬병이다.

요리를 하는 것은 좋다. 청소를 하는 것은 기분이 좋다. 기왕에 하는 것 깨끗하게 하면 좋다.

청소를 하기 위해 용품을 사는 것이 즐겁다.

하지만 청소를 잘하지는 않는 것 같다.


내가 전업주부가 되었어도 도무지 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청소다. 정리 정돈.

사실 '정리 수납가'라는 직업이 있을 정도로 정리라는 것은 정말 재능과 기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부로 살아가면서 더 느끼는 것이다.

인스타를 보면 왜 그리도 정리 수납, 청소를 잘하는 주부들이 많은 건지 정말 신기할 정도다.

나도 그 영상과 정보를 이용해 한번 따라 해 보려고 시도해 봤지만 글쎄다. 내 손과 재능은 따라주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집의 물건을 비우려고 노력하는데 어느 날 친한 동생이 내 집을 와보고는 짐이 많다고 했다. 사실 충격이었다. 나는 나대로 비움을 실천하려고 하고 청소도 매일 하는데 짐이 많다니

그래서 물었다. 동생은 어떻게 살림을 하는지 말이다.


최대한 수납함에 숨기고 정리하고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게 노하우라 했다. 하기사, 정말 그 동생집은 주방부터 거실까지 정말 자지 구레한 물건하나 놓여있지 않다. 싱크대 위에 아무것도 없다는 게 신기했으니.

설거지를 하고 나면 바로 모두 수납장에 들어간다. 아 그건 나도 하고 있는데... 대체 뭐가 다른 걸까.


동생은 평소에 매일 청소를 한다고 했다. 주기적으로 아주 계획적으로 말이다.

나도 한다. 매월 1일은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를 청소하는 날이고 금요일 오후는 욕실, 화장실을 청소하는 날이다. 거실, 방 청소는 매일 한다.


뭔 청소를 이렇게 계획적으로 하느냐 하겠지만 아니다.

내가 전업주부가 되고 나서 느낀 것은 내가 청소를 해도 티가 나지 않지만 청소를 안 하면 더러운 티가 많이 난다는 사실이다.

아침에 청소기를 돌리지 않기만 해도 오후쯤에는 바닥에 먼지가 쌓인다.

먼지가 나뒹구는 그 꼴을 보기 싫어서 아침저녁마다 청소기를 돌리는 것은 필수다.

청소 만렙이 되고 싶다. 마치 집이 모델하우스인 것처럼 살고 싶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바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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