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순영 Apr 05. 2023

에세이 <형편에 맞게 산다는것>

내 작은 화단에 물주기.

흔히들 말한다. 형편에, 처지에 맞게 살라고. 하지만 이것만큼 어려운것도 없는거 같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돈이 없으면 관계에도 균열이 오고 무시당하고 냉대당하다 결국엔 버려진다. .

그것이 두려워,  아닌척, 무탈한척 그렇게 가면들을 쓰고 살아가는것 같다.



사기 아닌게 없다는 말이 있다면, 처음부터 사기인것 역시  흔치 않다는 말도 성립할것이다.

좋은 마음으로, 호감으로 시작한 관계며 일이 어쩌다 변수를 만나 얼그러지면서 결국엔 사기가 되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연인관계를 살펴보자.

연인이 급전이 필요하다하고 그 돈이 그리 큰 금액이 아니라면 그와의 미래도 있고 해서 대부분은 그 돈을 빌려주게 된다. 말이 대여지, 그냥 준다는 마음으로. 그러나 사람의 마음만큼, 사람의 인연만큼 간사하고 변덕스러운게 없다보니, 둘 사이가 흔들리는 일이 일어나고 결국엔 결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둘이 결혼까지 간다면야 그깟 돈쯤은 묻고 갈텐데 남이 되면 계산을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어진다.



이럴때 그 돈을 선선히 돌려주었다는 이야기를 난 들은적이 없다. 그러다보면 서로를 할퀴는 악담과 저주의 말들이 오가고 때로는 고성방가가, 송사까지 일어나기도 한다.

그렇게도 믿었던 사랑이건만, 돈앞에서는 냉혹해지는 것이 우리들의 실체라 하겠다.


그렇다고 채무를 진 상대가 처음부터 결별의사를 숨기고 돈만 노린건 아니려니 한다.  어쩌다보니 그리 된것이고 사기연애가 된것이다. 그가 만약 자기 형편에 맞게 생활을 꾸려갔더라면 그런 난삽한 일따위, 돈 문제가 얽히는 일같은건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서두에서 말한것처럼 돈이 없으면 관계가 흔들리고  따돌림을 당하는게 세상이치다. 해서 사람들은 대개가 자신의 하향된 생활여건을 숨기려고 한다. 그래가면서까지 관계를 유지하려하고 그 관계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돈이 아쉬워 애먼 사람에게 손을 벌리는 일도 생겨나고 그렇게 제 2의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한다.




그냥 내 지갑의 돈만큼만 바라고 욕망할순 없을까. 쉬운듯 결코 쉽지 않은 화두라 하겠다. 나만해도 카드비 입금일이 다가오면 잠이 오질 않지만 그래도 c마트에서 파는 달달이들 (주로 케익)을 매달 시켜먹어야 하는 괴이한 버릇이 있어 아마도 내일쯤 주문하지 싶다. 그렇게 결제를 하고나면 곧바로 후회가 밀려들지만, 먹고죽은 귀신 때깔 곱다고 했어,하면서 애써 죄의식을 없애려 한다.

그래도 다행인건, 내 욕망때문에 아직 남의 손을 빌린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 생활이 얼마나 유지될지 모르지만...


산다는건 별게 아니다. 내안의 작은 화단에 물주기 , 그 정도의 여력과 거기서 느껴지는 행복감이 있으면 되는것이다. 전세계적 불황기에 나부터 아껴쓰는 습관을 들여야 할것같다.

이전 08화 에세이 <bridge>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