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떠오르는 소설이 있다. 핏제럴드의 <다시 찾은 바빌론>이라는 단편인데 더운 여름날 땀 뻘뻘 흘리며 원서로 읽은 기억이 난다. 해서 정확한 지는 모르지만, 진한 여운과 안타까움을 남긴건 분명하다.
알콜중독이 심해 딸을 직접 키우지 못하고 처형의 손에 맡긴 남자가 겨우 치료가 돼서 돌아와 딸을 찾으려는 찰나 예전 패거리들과 다시 어울려 음주를 하는 바람에 결국에는 찾지 못하고 돌아가는. 원서로 읽었고 오래전이라 틀릴수도 있지만 대강의 개요는 이랬던듯하다.
<위대한 개츠비>역시 결정적인 지점에서 삶이 꼬여버려 무한한 안타까움과 슬픔을 안겨주더니 <바빌론>은 그짧은 분량에도 깊은 회한을 남겼다.
그것은 우리의 '방심'하는 성향에 관한 이야기는 아닐까 . 예로, 헤어진 연인과 재회한 남자가 여자와 재결합하기로 하고 신나서 다른 여자를 데리고 여행을 간다든가,하는 따위의 조금은 엉뚱한 실수 ? 같은 것이 그렇다.
무언가 추구하던것을 이룬 다음 우리는 성취감과 허탈함을 동시에 느낀다. 그래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 다반사다. 정말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에 의해 삶전체가 꼬여버리고 일순 모든게 무너지고 만다.
<바빌론>은 핏제럴드가 속했던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특징이 잘 드러난 대표작이기도 한데 물질적 풍요가 가져오는 인간상실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시간을 되돌려, 아이아빠가 (이름은 기억이 안남) 마지막에 예전 패거리와 어울리지만 않았어도 당연히 아이를 찾을 수 있었으리라....그러나 그렇게 되면 문학이 성립하기 힘들다고 판단한걸까 핏제럴드는? 문학은 못다 이룬 우리들의 꿈이며 회한이기에?
유혹은 달콤하고 질기다. 그만큼 우리는 그것을 외면하기 힘들다. 이 이야기는 그런 인간의 약점을 드러낸것이다.
언젠가 TV예능을 보는데 선두를 달리던 장거리 육상선수가 한바퀴를 덜 돈 걸 모르고 우승 세레머니를 하는걸 본적이 있다. 그러느라 선두를 빼앗겼고 그 순간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그렇게 부지불식간에 우리는 씻지못할 과오를 범한다.
이래서 삶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세살아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