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심장은 강하다. 아무리 속히고 놀림당하고 이용당했어도 그것은 여전히 강하다'는 글귀를 본적이 있다.세파에 시달릴수록, 내지는 시달리면서도 온전한 자신의 고윳값을 지켜냈다는 이야긴데 이러기가 쉬운가?
자그마한 유혹에도 흔들리고 화를 못참아 홧병에 시달리고 복수를 다짐하며 세월을 보내는게 태반인 세상에서 자기를 지켜낸다는게 가능한지.
오래전 인연은 되도록 멀리하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성이 변할수 있다는 이야긴데 우리가 옛인연을 만날땐 끊어지던 순간의 그만을 기억하기에 자칫 속힘을 당할수 있다는 뜻이리라.
나또한 그런 일이 있었다. 예저엔 술도 잘 사주던 선배가 어느날 만나자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나갔더니 전혀 다른사람이 돼있었다. 합해서 만원도 안되는 찻값을 안내려고 수를 쓰질 않나, 은근히 돈을 요구하질 않나...또 돈얘기를 써서 민망하지만....내 삶이 이런쪽에 특화된지라..누가보면 내가 재벌이나 되는줄 알겠다. 그저 나이먹고 혼자 살면서 집 한칸있다는게 표적이 될뿐이다.
그러다보면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사람까지 놓치는 일도 있다. 언젠가는 집전화가 오랜만에 울려 받았더니 내가 졸업한 대학이라고 했다.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동문 h가 예전 내 번호를 추적해 지금 집 전화를 알아냈다며 연락을 해도 되는지를 물어왔다는 것이다. h라면 내 기억에 바르고 샤프했던 사람이다. 그럼에도 위에서 말한 그 선배한테 데인지 얼마 안돼서 나는 단칼에 거절했다. 그후 들려온 얘기로는 h는 미국에서 내내 살다가 몇년전 상처를 하고 혼자 죽 살아왔다고 한다. 동문들 모임이 있으면 어김없이 내 안부를 묻곤 하였다는데...
그런 인연은 연결됐어야 한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지만 어쩌랴...그후, h는 미국으로 돌아간것으로 안다. 그의 연락을 그때 받았더라면 그와 내가 지금쯤 다른 인연이 돼있을수도 있을텐데.
이렇게 시간은 모든걸 변하게 한다지만 그럼에도 훼손당하지 않고 전생을 한가지 칼라로 가는 사람도 있는듯 하다.
모든게 마모되더라도 그만은, 그녀만은, 이라는 그 카테고리 안에 어쩌면 내가 포함돼서 h가 나를 수소문해 어렵게 찾았을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언젠가 미국에 가면 이번엔 내가 찾아보려 한다. 그때 미안했노라고.
세파에 너무 시달려 내가 너무 훼손된 탓에 세상 전부가 그리 보였노라고 사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