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도전한다는 것이다
도서 인플루언서의 삶을 쓰던 이 연재의 마지막 글이 되겠다.
사실 지금 몸이 너무 피곤한 데다 정신마저 흐릿해져 이렇게 연재를 마치는 것이 맞나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더 할 이야기가 남았다면 다른 글에서 계속해도 될 거라는 생각으로 그냥 마치려 한다.
어제 서울에 강의 촬영을 하러 갔었다.
촬영을 다 끝내고 오진 못했지만 나에게 있어 첫 경험이었고, 첫 경험에선 많은 부분을 한 번에 배우게 된다.
무엇보다 내가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자괴감이 들기도 했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할 거라는 오만인지 자신인지는 모르겠으나 무튼 그런 것들이 와르르 무너져버렸다.
그랬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못했던 것이다.
pd님은 처음치고 잘하는 거라고 나를 달랬지만, 나는 내내 나 스스로가 마음에 안 들었고, 그런 마음은 나를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하게 가로막았다. 몸과 마음이 완전 녹초가 되었던 하루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플루언서로 타인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혼자 하고 있는 어떤 것들이 될 수도 있지만, 부러 드러내야 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 많이 성장하고 싶으면 나를 더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각 인플루언서들 중에 유난히 잘 나가는 인플들을 보면 모두들 강연을 하고 책을 쓴다.
그중 강연이나 강의는 빼놓을 수 없고, 인터뷰든 북토크든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사람들, 무대공포증, 대인기피증이 있는 사람들은 그런 기회들을 회피하게 된다. 하지만 스스로 어디까지 성장하고 싶은지에 따라 그 관문을 넘어서는 일은 결국 각자의 선택이다.
나는 사실 어제 다 귀찮아졌고,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처음으로 내가 내성적이고 소심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나는 계속 더 나아가지 못할 것임을 알기에 이 벽을 부수기로 했다.
'오늘은 무엇을 실패했니?'라고 매일 묻는 아버지 덕분에 대스타가 될 수 있었다는 미국영화배우가 생각난다.
실패하는 것, 그것을 극복하는 힘을 어디에서 기를 수 있을까?
며칠 전 <뭉쳐야 찬다>를 보면서 악플에 시달리는 멤버를 두고 "자신감은 누가 만들어줄 수 없다, 스스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는 안정환 감독의 말이 와닿았다.
두려움, 용기, 자신감 이런 것들은 정말 결국엔 스스로 장착하는 수밖에 없다.
대체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인플루언서가 아니었다면 그런 강의 제안은 들어오지 않았을 것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건 기회다. 기회인 줄 알면서 놓치는 멍청한 짓을 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닐까.
기회라는 것 자체가 내가 원하고 내게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인플루언서의 삶은 단순히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식의 삶이 결코 아니다.
그들은 모두 스스로 벽을 허물고 있고, 타인의 눈에 드러난 모습은 벽을 깬 결과물만 보이겠지만 그 과정은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다.
위치는 그 사람을 말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떻게 했든, 어떤 사람이든 그런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일단 그 위치에 있기까지의 과정이 모두 거짓이거나 조작된 것일 수는 없다.
그러니 내 전체적인 삶을 생각했을 때 인플루언서는 매번 도전하는 삶을 살아야 성장할 수 있다.
다만 인플루언서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나는 도서 인플루언서라서 그저 책만 읽고 책을 쓰는 것까지가 목표라고 생각했었는데, 도서 인플루언서도 강의를 할 수 있고, 팬덤을 형성할 수 있고, 반드시 책과 관련된 일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주제에 맞게 책을 더 가까이할 수밖에 없을 뿐이다.
기회를 만들 수 있고, 실패를 경험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더 성장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
누구나 가능하기에 더 매력적이다.
어차피 인플루언서이든 아니든 경쟁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다.
그렇다면 이왕 경쟁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면, 한 계단 더 올라가서 경쟁하는 게 재미있지 않은가
초보는 시시하다. 게임을 할 때에도 초보때는 퀘스트도 쉽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힘들지만 달성했을 때의 그 성취감이 배가되듯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네이버 인플루언서가 되면 각 주제마다 인플루언서들의 순위가 정해진다.
이 순위는 매일 변동된다. 500등에서 10이 되기까지, 10등에서 1등이 되기까지 그들은 한시도 가만있지 않는다. 커리큘럼도 참고서도 없다. 그저 스스로 파악하고 스스로 탐색하며 나보다 우위에 있는 사람을 분석하고 그보다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
순위경쟁이 무슨 의미가 있나, 어차피 다 같은 인플루언서인데라고 생각하고 순위에 신경을 쓰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인플루언서로 선정이 되었으면 그걸로 다했다고 생각했던 순진한 때가.
순위는 중요하다. 순위가 올라갈수록 뭐가 떨어지진 않지만, 그 순위를 올리는 과정 자체가 스스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며, 협업제안을 할 때 유리하게 작용한다.
어차피...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인플루언서가 되고 보니 어차피라는 말을 달고 산다.
어차피 포스팅하는 거 더 신경 써서 인플루언서가 되면 좋지. 어차피 인플루언서가 된 거 상위권이면 좋지, 어차피 상위권에 있는 거 파워 인플루언서가 되면 좋지.
어차피 사는 인생 조금 더 멋지게 살면 좋지 않겠는가.
인플루언서의 삶은 자신의 삶을, 자신의 수익을, 자신의 위치를 자발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으니까.
그래서 나는 많은 이들에게 인플루언서에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다.
수동적이지 않는 삶. 너무 멋지지 않은가.
이것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보잘것없는 글임에도 좋아요를 눌러주신 작가님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점차 성장하며 좋은 글도 쓸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작가님들도 언제나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