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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아나 Mar 31. 2024

'차조심해라'의 시작


입학... 하아... 후우...


2024년 3월 4일. 달력에 카운트다운을 그려야 속이 편한 나는 옛날 사람이다. 교복과 체육복을 미리 마련하고, 무려 270 짜리 나이키 운동화도 주문했다. 자고 나면 크는 발, 사이즈 맞으면 아무거나 사주누가 뭐라 하지도, 아이가 원한적도 는 나이키 하나쯤 신기고 싶었나 보다. 교복 사악 입히고 흰 운동화에 여드름 난 녀석이라...


시작된 거다. 다음 단계 당연하지만, 젖 물려 키운자식 중등 보내는 엄마 성적표 받는 심정이다. 아직 잘 모르겠지만, 모른다고 할 수도 없다. 미리 다 준비한 척 눈알을 굴린다. 마치 출발선에서 스타트 총성을 기다렸던 이상화 선수처럼 어디로 갈지 알아야 한다. 나도 아이도 스스로, 스스로...


병설유치원부터 사계절이 아홉 번 바뀌는 동안 차로 등하교시켰다, 같은 길은 지겹기도, 좋기도 하며 겹겹이 마음이 쌓여갔다.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버스 통학을 좋아할 새도 없이 수업 때 필기를 했을까, 인성 좋은 신입생으로 보였을까 싶어 자꾸 시계로 눈이 갔다. 그렇다고 현관문 열고 들어온 아일 잡고 잘 지냈냐, 점심은 맛있었냐, 친구는 사귀었냐, 수학 선생님이 어떠시냐 질문을 늘어놓는 피곤한 스타일의 엄마가 되기 싫지만 매일 그러고 있다. 아침마다 뒤돌아 나가는 시커먼 녀석을 보며 요동치는 가슴을 꾹 누른다. 오늘부터는 수고 많았어. 힘들진 않니. 간식 줄까. 여기까지만 하자.


중등의 시작은 쓰고 고치고 또 고치고도 유치해서 다시 쓰는  글처럼 아직은 조금 여유가 있기도 조바심에 두통이 오기도 해서 쉽지 않다.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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