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하아... 후우...
2024년 3월 4일. 달력에 카운트다운을 그려야 속이 편한 나는 옛날 사람이다. 교복과 체육복을 미리 마련하고, 무려 270 짜리 나이키 운동화도 주문했다. 자고 나면 크는 발, 사이즈 맞으면 아무거나 사주던 난 누가 뭐라 하지도, 아이가 원한적도 없는 나이키 하나쯤 신기고 싶었나 보다. 교복 사악 입히고 흰 운동화에 여드름 난 녀석이라...
시작된 거다. 다음 단계 당연하지만, 젖 물려 키운자식 중등 보내는 건 엄마가 성적표 받는 심정이다. 아직 잘 모르겠지만, 모른다고 할 수도 없다. 미리 다 준비한 척 눈알을 굴린다. 마치 출발선에서 스타트 총성을 기다렸던 이상화 선수처럼 어디로 갈지 알아야 한다. 나도 아이도 스스로, 스스로...
병설유치원부터 사계절이 아홉 번 바뀌는 동안 차로 등하교시켰다, 같은 길은 지겹기도, 좋기도 하며 겹겹이 마음이 쌓여갔다.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버스 통학을 좋아할 새도 없이 수업 때 필기를 했을까, 인성 좋은 신입생으로 보였을까 싶어 자꾸 시계로 눈이 갔다. 그렇다고 현관문 열고 들어온 아일 잡고 잘 지냈냐, 점심은 맛있었냐, 친구는 사귀었냐, 수학 선생님이 어떠시냐 질문을 늘어놓는 피곤한 스타일의 엄마가 되기 싫지만 매일 그러고 있다. 아침마다 뒤돌아 나가는 시커먼 녀석을 보며 요동치는 가슴을 꾹 누른다. 오늘부터는 수고 많았어. 힘들진 않니. 간식 줄까. 여기까지만 하자.
중등의 시작은 쓰고 고치고 또 고치고도 유치해서 다시 쓰는 내 글처럼 아직은 조금 여유가 있기도 조바심에 두통이 오기도 해서 쉽지 않다.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