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우울증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해한다는 착각

by 해봄
당신은 우울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는 질문을 길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본다면,

무수한 답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건 마음이 약한 사람들에게나 생기는 거야"

"걸릴 만하니까 걸리지 않았을까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요즘엔 마음의 감기처럼 흔한 병이죠"

"많이 위로해주고 챙겨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요즘에 안 힘든 사람이 어딨어요?"

"저는 다 이해해요. 그럴 수도 있죠."

"제 주변에도 우울증 환자 많아요"


이 중 우울증의 '진짜' 모습을 아는 사람은 단언컨대 몇 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직접 겪어보았거나, 내 가장 소중한 사람이 겪는 걸 옆에서 지켜보지 않았다면...!





물론 심리학 전공을 한 사람은 정말 '이해한다'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글자로, 지식으로 알고 있을 뿐!

우울증의 증상으로 얼마나 삶의 질이 떨어지는지

삶의 희망이 사라지는지, 살아갈 힘이 사그라드는지

전공자조차도 모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겪어 본 사람만이 아는 '우울증'의 고통과 무게

안타깝게도 우울증에 걸려본 이는 수없이 많을 텐데

현실에서는 만나기 어렵고,

온라인에서는 정말 흔하게 만날 수 있다.


현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조차

진단받은 우울'증'이 아니라

그저 심하게 우울했을 시절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사람은 가벼운 우울증세를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내 주위에 우울증 환자가 나타난다면 얼마든지

수용하고 응원하고 위로해줄 준비도 되어 있다...!


이 정도로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나아진 건

참 감사한 일이지만,

이 사람들은, 그리고 당신은 우울증 환자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존중하고 있을까?


그저 이해한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우울증에 대한 '표면적 인식'은 정말 많이 나아졌다.

내가 우울증임을 밝힌다고 해서,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을 보였던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우울증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1년 가까이 중증 우울증 환자로 살아오며,

오히려 배려해주는 마음으로 건네는 말들이 부담이 된 적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때로는 나를 공격하는 약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울증을 이해하려 노력해주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이렇게 우울증을 이해하려는 마음은 있지만,

진짜 우울증을 이해하지 못하는 당신은

참 행운아다! 진심으로 부럽고 또 부럽다.




나도 언젠가는,

우울증이 그저 막연하게 느껴질 때가 오길 바라며

깊은 '우울'의 이야기를 꺼내보려 한다.


이 느낌을 잊지 않을 수 있도록,

그래서 혹시 많은 시간이 지나고 우울증이 사라진 나에게 다시 우울이 찾아온다면,


곧바로 눈치채고 달래서 돌려보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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