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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Apr 26. 2024

주 20시간 근무, 220만 원

충분치 않아도 괜찮아

나는 3개월은 수습기간으로 일하기로 되어 있고, 수습 기간은 '파트타임'으로 일하기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최소 20시간은 일하기로 했고, 필요에 따라 25~30시간까지 일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기본 시급이 조금 센 편이라서 주 20시간, 주 4일씩 5시간만 일해도 대략 220만 원의 돈을 받는다. 물론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부족하지도 않다. 아껴 쓰면 딱 맞게 쓰는 정도? 저축을 많이 못하는 정도? 나는 일을 하면서 자아를 찾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20시간만 일하는 것이 싫었고, 돈을 더 받는 한이 있더라도 일은 더 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한 달 정도 살다 보니 이런 생활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집에서 일하기 때문에 딱히 돈이 들 곳이 없고, 헬스장 또한 살고 있는 콘도 안에 있기에 따로 돈 드는 일이 없다. 아껴 쓰고 또 아껴 쓰다 보면 한 달에 조금이나마 저축도 할 수 있는 돈이다.


하지만 나는 한 달 220만 원으로 만족할 만한 사람은 아니기에 얼른 3개월이 지나서 연봉 협상을 하는 때가 왔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회사가 미국에 있다 보니 기본 연봉 자체가 조금 높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기는 하지만, 얼마 정도가 적당할지, 그들은 얼마 정도 예상하고 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또 뒤따라오는 세금 문제. 개인사업자로 일을 하고 있다 보니 1년에 한 번 내가 세금 신고를 직접 해야 하는데, 내야 할 돈이 한 번에 크다 보니 '세금을 위한 저축'을 따로 해야 한다는 것이 흠이다. 그래도 이렇게 경제적인 계획을 세울 생각만 해도 설레고 기쁘다.

이제 이 회사에서 일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한 달이 지나가니 대충 적응도 되고, 나 또한 더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 회사의 일원이 되어서 중국 출장은 물론, 중국 출장 후 한국 방문도 하고 싶다. 가족들도, 친구들도 보고 싶고, 재택이라는 장점을 이용해서 한국에 길게 머물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보험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흠이지만, 월급 자체가 높아버리면 6개월에 한 번 가는 치과도 부담스럽지 않겠지. 아, 새로운 시작을 앞둔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나 설레는 것이었는지 요즘 다시 깨닫는다. 긍정의 에너지가 온 혈관을 타고 흐르는 것 같다. 재택으로 일을 하기에 유튜브도 해보고, 내가 미래에 어떤 일을 할지, 내가 내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것과 같은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2-3년 뒤면 이 일도 식상해지겠지만, 그 시간 안에 많은 걸 배우고 나갈 테다. 


뻔한 이야기겠지만 월 1000을 아직도 꿈꾼다. 월급이 그 반이 되어주겠지만, 나머지는 어떤 걸로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요즘이 정말 행복하다. 지금은 주 20시간, 하루 5시간 밖에 일하지 않아서 220만 원을 벌고 있지만, 두고 봐, 나머지 780만 원은 어떻게 해서든 꼭 메꾸고 말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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