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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 May 11. 2024

왼손 발이 준 선물

4화: 말이 준 상처

공부도 잘하고 싶었다.  


수업에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은 이해가 가질 않아  예습과 복습을 해야 그 수업에 겨우 쫓아갈 수 있었고 뒤돌아서면 기억력이 상실되었다. 학원도 다녀보고 개인 과외도 받아 보았지만 항상 나의 템포는 쫓아가기가 버거웠고 많은 집중력이 필요했다. 그렇게 나의 기준은 비장애인들이 기준이 되어  나만 유독 심하다고  느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마음은 누구나 있은데 그때는 어린 나이에  깨닫지 못하고 내가 보는 시야가 맞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렇게 나만의 고립을 만들고 있었다.  나를 더욱더 고립시키게 한 것은 가족들의 말이었다. 나는 말로 사람을 살리는 말보다 죽이는 말을 먼저 배웠다. 지금 생각하면 충분히 가족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 당시 어린 나이에는 가족들의 말과 표현이 나에게는 상처가 되었다.  


이런 것도 못 알아들으냐. 아휴  큰일 났다.

사랑표현에 서툰 아버지는 나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한 말투였지만 나에게 잔인하게 들렸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와의 소통은 어렵기만 했다.


아버지의 사랑의 방식이  불편했던 나는 엄마가 더 편하고 좋았다,  그래서 엄마와 보낸 시간들이 많이 있었기에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하지만 엄마도 나와 대화할 때면  한 마디씩 꼭 했던 말이 있었다.

 

왜 이리  답답하냐..


오빠도 나를 보면 “네가 뭘 하냐 .. 그러니깐 왕따를 당하지..

라고 부정적인 말을 많이 듣게 되면서 나 스스로에게 부족한 아이로  낙인을 찍어 버렸다.



그래서 생긴 버릇과 습관이  있다면 나는 알아도 말하지 않는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맞는지 나 스스로도  의심하기 때문에 재차 확인하는 버릇이 있다. 그리고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물론 직장 생활하면서 바쁘고 귀찮아 습관도 점점 소멸되기는 했지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어렸을 때  지은아.. 할 수 있어... 잘했어.. 라는 표현을 들어본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 칭찬을 누군가에 듣는 게 낯설고 어색할 때가 많지만 이제는 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지킬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그때는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니 나에게 부모님은 최선을 다해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키워주셨다. 우리는 사랑의 방식에 서툴다. 살아온 사대와 문화 표현의 방식과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여러 가지 이유로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따뜻하게 안아주고 감싸 주는 것이 아니라 더 상처 준다. 가족이니깐 그래도 된다.라고 착각한다. 나도 그랬다. 그렇게 말로 상처받았으면서도 나의 감정에 솔직하여 편하다는 이유로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화가 날때는 어머니에게 상처 주었던 지난 어리석은 행동들을 반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나를 사랑해 주셨고 그 사랑에 감사하다.  인간이기에 실수할 수밖에 없으며   그 시간들을 통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으니  실패와 실수는 독이 아닌 약이된다.


사랑은 표현해야 안다. 그리고 사랑한다면 존중 해야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제일 빠른 것처럼 나에게 사랑한 사람들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말보다 사랑한다고 표현하자.


                  단점보다 장점을 더 눈여겨보며

 

넌 큰 사람이 될 거야. 잘했어.  할 수 있어.   훌륭하다. 라고 용기를 주자.

 

 그  말이 언젠가 위력을 발휘하여 현실이  될 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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