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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책이 Sep 19. 2024

<나를 위한 돌봄> 월화수목금 옷 정하기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DAY4, 1인칭 마음 챙김

일요일 저녁, 한숨이 계속 나온다.

출근이 코앞에 닥쳤단 생각에 갑자기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고 허무함이 몰려온다.

출근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타오른다. 

회색 빛 재로 가득한 마음상태를 견디는 건 고욕이다.

월요일 아침부터 출근모드가 on 되고 싶지만 만 12시간 전부터 off 모드가 절전모드로 바뀌며 슬슬

출근용 두뇌 시동이 걸린다. 온오프가 확실히 안 되는 내 모습에 짜증이 난다.


그러나 내 몸하나 건사하기 위하여, 

먹고사니즘을 위해 마음을 다잡고 나만의 의식을 치르기 시작한다. 바로 월화수목금 출근룩 만들기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나의 컨디션은 직장에서의 생존시스템으로 과열된다. 

특히 아침시간은 곧 과열될 것을 알기에 아침부터 부지런하고 싶지 않다.

침대에서 눈을 뜨고도 한참을 꾸물대고 뭉그적 대다 결국 정신없이 현관문을 박차고 나가는 일이 부지기수다.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거울을 보며 억지로라도 미소 지은 채 "오늘도 파이팅"이라는 희망찬 주문을 외워보고 싶지만 스스로 격려는커녕 '오늘 뭐 입지?" 생각에 옷장 앞에서 멍을 때리기 일쑤다. 


그런 나를 위한 사려 깊은 계획이 바로 '내일 입을 옷 정해두기'다. 요즘은, 퇴근 후 흐느적대니라

저녁 차려먹기도 버겁기에 '월화수목금 출근룩 만들기'를 일요일 저녁에 미리 해둔다.

미처 지난 계절 옷을 정리하지 못해, 여러 계절이 섞여 있는 옷무덤에서 나는 용케도 상의, 하의 5세트를 어떻게든 만들어 방구석에 일렬로 옷을 개켜둔다.


한 세트 옷이 사라질 때마다 곧 주말이 다가옴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이 옷챙김은 디테일하고 확실한 출근 준비이자 주중의 컨디션을 아끼는 중요한 일이다.

매일 똑같은 옷을 입을 자신은 없고, 그렇다고 너무 열심히 출근 준비는 하고 싶지 않은 나에게

방구석에 고이 개켜둔 옷들. 딱 이 정도가 출근준비로 충분하다.


일요일 저녁, 적어도 나는 다음 한 주를 위한 작은 옷챙김을 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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