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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D-131>마스크팩 하면서 독서 10분

by 산책이

8월 22일 <마스크팩 하면서 독서 10분>


오늘의 직장생활은 참 별로였다.

점심이 터무니없이 맛없어서였을까.

그래서 배고픈 마음에 과자를 입에 털어 넣은 자괴감 때문일까.


어제까지 신선한 토마토 주스를 찬양했는데 24시간도 안돼 불량식품을 먹은 게 속상해 울컥한다.

내가 먹은 탄수화물과 당분의 칼로리는 아예 쳐다도 보지 않고 계산도 안 했지만 역시 분한 건 어쩔 수 없다.


아니면 나를 마뜩잖아하는 직장동료의 미묘한 시선과 태도가 신경 쓰이는 걸까.

딱히 쉬는 시간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눈 빠지게 일한 후유증 때문일까.


여러모로 직장인의 삶은 쉽지 않다. 어제까지만 해도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다며 약간 우쭐한 마음이 들었는데

오늘은 마음도 몸도 지친다.


심지어 퇴근 후, 아파트 지하주차장 주차자리를 찾으려 빙빙 돌다 화도 났다.

'다 나보다 일찍 퇴근한 거야? 아니면 출근을 안 한 건가? 젠장.'


루틴이고 일일미션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까지 올라왔지만

내일의 나를 위해 마스크팩을 일단 얼굴에 붙였다. 오늘 포기하고 그냥 침대에 누워버리면

미래의 내가 좌절할까 봐 미안해서 남은 힘을 짜냈다.



오늘처럼 정신이 맑지 않은 날엔, 일일 미션이 단순히 마스크팩 붙이기였다면 덜 힘들었을거다.

하지만 오늘의 미션은 마스크팩을 붙인 채 독서를 해야 하는, 조금은 난이도 있는 과제였다.

얼굴의 수분이 다 증발하기 전에 반드시 책을 읽어야 했다. 마스크팩 했으니 자동으로 책을 펼쳐야 한다.
나는 핸드폰에 10분 알람을 맞추고, 코앞으로 다가온 다음 주 독서 모임 책의 첫 장을 펼쳤다.


마스크팩.png


독서모임의 리더의 안목 때문일까.

그렇게 미루고 미루던 책이었는데 막상 첫 장을 펼치니 그 다음장은 후루룩 읽혔다.

심지어 알람 소리에 어깨가 들썩 일정도로 깜짝 놀랐다. 그만큼 몰입해서 기뻤다.

시작이 어렵지 일단 책을 읽기 시작했으니, 주말 동안 많은 분량을 읽을 것 같다.


피부미용에 신경 쓰면서 동시에 내면의 미를 위한 독서도 하고 싶은 나를 위해 chat gpt가 마련해 준

오늘의 미션은 꽤 훌륭했다. 미션 목록을 만들 때 chat gpt에게 웹검색을 통해 자료를 많이 모아보라고 했는데 그래서일까? 꽤 괜찮다. 마음에 든다.


미션을 수행했으면 글을 써야 한다.

8월 22일 미션 수행은 당일에 올리는 게 맞다.

나만의 약속이기도 하지만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불특정 소수의 소중한 독자들과의 약속이기도 하니까.


one day, one me

앞으로도 쭉- 2025년이 끝날 때까지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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