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day one me, 욕실 거울 닦기, 오늘의 미션
인공지능 AI는 똑똑하다.
주말인지 어떻게 알았는지 나에게 욕실 거울 닦기를 미션으로 줬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
그러나 하면 좋은 일.
거울 닦는 방법을 몰라 유튜브에 검색했다.
릴스와 숏츠만으로도 한 방에 이해되는 욕실 청소법이 많았다.
그중 가장 따라 하기 쉬운 방법을 선택했다.
수세미에 주방세제를 묻혀 거울에 문지른다.
그다음 물기 닦는 도구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지그재그로 밀어 거품을 걷어낸다.
유리 닦는 마른 수건으로 둥글게 문지르며 마무리한다.
의외로 물을 뿌리라는 말은 없었다.
알고 보니 물을 많이 사용하면 거울 끝이 녹스는 것처럼 갈색, 검은색으로 변색된다 한다.
미션 덕분에 새로운 살림지식이 늘었다.
어찌 됐든 욕실 거울 닦기는 꽤 간단했다.
준비물을 식탁 위에 올려두고 사뭇 비장한 마음을 먹고 욕실로 향했다.
유튜브에서 본 대로 똑같이 순서대로 따라 했더니 진짜 거울이 깨끗해졌다.
거품을 걷어내자 보이는 내 얼굴에
깜짝 놀랐을 정도로.
지금 사는 집에 이사 온 지 3년이 지났는데, 처음 닦아본다. 내 거울.
반짝반짝 거울에서 후광이라도 나는 것 같았다.
어찌 됐든 깨끗한 거울을 보니 개운하다.
알게 모르게 낀 하얀 때들이 한 꺼풀 벗겨진 것 같아서.
괜히 거울을 몇 번이고 더 쳐다봤다.
뿌듯했다.
생각보다 쉬운 일이었는데 왜 한 번도 안 했나 모른다.
미션을 스스로 만들었다면 절대 만들지 않았을 터.
chat gpt덕분에 욕실 거울을 닦다니.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온다.
덕분에 오늘 하루가 의미 있었다.
그렇다. 나는 의미가 중요한 사람이다.
그래서 글을 쓴다.
글을 쓰면 내가 하는 일의 의미가 보인다.
그래서 2025년을 보내기 전에 하루 하루
글을 남기기로 결심했다.
나는 계획을 좋아했던 사람이지만
이제는 계획에 넌더리가 나기도 했다.
인생이 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다는 걸 깨달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너무 지친 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직접 계획을 세우기 싫었다.
그래도 하루하루 도장 깨기 하는 것처럼 나를 위한 일은 하고 싶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 일상이 너무 무기력해질까 봐.
의미를 찾지 못하고 무의미의 늪에 빠질까 봐.
그래서 시작한 인공지능 AI와 함께하는
one day, one me
오늘은 욕실 거울 닦기를 하며
내 하루의 의미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