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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미 Oct 04. 2022

은퇴 이후가 걱정되신다고요?

은퇴 후 기나긴 세월이 걱정되는 후배 직장인들에게 드리는 조언


벌써 오래전 1958년부터 1963년도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었다. 자신과는 거리가 먼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되었던 은퇴는 생각보다 빨리 다가온다.


원치 않는 번지 점프를 하기 위해 대기하다 마침내 자신의 순서가 다가와 더 이상 피할 수도 없고, 그저 눈 질끈 감고 뛰어내릴 수밖에 없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것이다. 절벽 아래 무엇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가느다란 밧줄이 자신을 지탱해 줄 것이라 믿고 마침내 우리 모두는 어쩔 수 없이 까마득한 허공을 향해 발을 내디딜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은퇴를 몇 년 앞둔 내 마음이 꼭 그러했다. 직장이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었던 34년, 기나긴 공직생활이 막을 내린다고 하니 앞으로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지 막막한 심정이었다. 선배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다 한 분, 두 분 앞서 나가시니 더욱 마음이 스산했다.


그나마 나에게는 퇴직 후에 오 전부터 준비해 온 기타 레슨을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겠다는 소망이 있었다. 그것을 현실화할 구체적 방법 등은 미처 생각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은퇴 수년 전부터 어린 시절의 꿈을 되찾아 다시 시작했기에 그 같은 소망을 품을 수 있었다 생각한다.


따라서 조금이나마 먼저 현직에서 은퇴한 선배로서 수년 후 은퇴를 앞둔 후배 직장인들에게 나의 경험을 토대로 무엇인가 도움 되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앞으로 기나긴 세월,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하면 보람 있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잊혔던 꿈을 다시 찾으라 – 꿈은 이루어진다



누구에게나 꿈을 꾸던 어린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꿈을 꾼다 해서 반드시 그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린 시절의 꿈을 접고 현실에 순응, 그저 그런 직장인이 되어 저마다 가정을 이루며 살다 퇴직을 맞게 된다.


모두 알다시피 이제는 은퇴 후 수년 정도 자식에 의탁한 삶을 살다 6-70대에 세상을 등지는 시대가 아니다. 은퇴 후에도 무려 3-40년 이상을 내 의지와 관계없이 살아내야 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노후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 않은가!


과거 많은 사람들이 노후대책이라 하면 대부분 경제적인 재테크를 생각했었다. 물론 경제적인 면이 은퇴자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장수시대 3대 걱정거리 중 하나가 경제력, 건강과 더불어 ‘일 없이 오래 사는 것 (無業長壽)’이라 하니 경제력에만 관심을 갖고 살아가다 보면 은퇴 후 고독하고 무료한 기나긴 노년의 세월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번 열정을 쏟으며 도전해 보고 싶은 자신만의 그 무엇을 찾아 미리 준비하는 것이 경제적 대책만큼이나 중요한 과제가 되어버렸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라도 어린 시절 자신이 가지고 있던 꿈, 잃어버렸던 꿈을 다시 한번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은퇴 후 반드시 음악, 미술을 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는 공부 잘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지만 노년이 될수록 예, 체능을 잘하고 즐기는 것이 행복”이라는 말이 있듯이 노년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서 충분히 고려할 만한 것이리라. 베이비붐 세대는 나를 포함하여 먹고사는 것 자체가 힘겨웠던 시절이었기에 접할 기회가 없었을 뿐 우리 모두에게는 어느 정도 예, 체능에 대한 재능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6년 UN이 전 세계 인류의 체질과 평균수명에 대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새로 규정한 연령대에서 18세에서 65세까지를 청년기라고 발표한 바 있다. 내가 공직생활을 하며 어린 시절 꿈이었던 미술을 다시 시작한 바로 그 해에 처음 그 기사를 접하고 “그래 난 할 수 있어! 나는 아직까지도 청년일 뿐인 걸!” 하는 마음에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는지 모른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당신의 어린 시절의 꿈은 무엇이었는가? 수년 후 은퇴를 앞두고 계신 후배 직장인들 이여, 다시 한번 꿈꾸어 보시라!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며 하나의 꿈이 이루어지면 그 꿈은 다시 또 다른 꿈을 낳고, 당신을 끝없이 꿈꾸게 할 것이다. 비록 당신이 인생의 해질 무렵, 황혼의 길목에 서 있다 할지라도 말이다.  



시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 축적된 시간의 힘



꿈을 찾았다면 조금도 지체 말고 하루빨리 그것을 시작하여 은퇴 후 본격적으로 목표를 정하고 도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퇴직 이후 갑자기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여유 있게 은퇴 후의 생활에 적응하며 새로운 삶을 설계하고 또 다른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은퇴 4년 전부터 미술을 기초 줄 긋기부터 배우기 시작하여 지난해 국내 미술공모전에서 특별상을 수상, 단번에 어린 시절의 꿈인 화가로 변신하는 기적과도 같은  경험을  하였다. 은퇴 후 2년 만에 꿈을 이룬 것이다. 이것은 내가 특별히 재능이 있어서라기보다는 퇴직 전부터 은퇴에 대비, 수년간을 꾸준히 준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한 퇴직 후 곧바로 기타 레슨을 시작할 수 있었는데 이것도 은퇴 전 기타 강사 자격증을 미리 취득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평소 취미였던 기타 실력을 보다 발전시켜 퇴직 후의 작은 업(業)으로 삼고자 하는 목표를 정하고 기타 학원 전문가 과정을 다니며 꾸준히 노력했던 덕분이었다.


여러분들은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어떠한 것이라 할지라도 1만 시간을 투자한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이론이다. 물론 똑같이 노력하는데 왜 누군가는 더 나은 결과를 얻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어떻게 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국은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시간을 투자하면 어느 정도의 성과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인간의 잠재력은 무한한 신축성이 있어 우리가 노력하기에 따라 그 크기와 모양이 결정된다고 한다. 은퇴를 앞둔 우리에게 주어진 앞으로의 3-40년의 시간을 어떻게 투자하여 내게 주어진 잠재력을 얼마나 크고 멋지게 개발하느냐는 결국 나 자신에 달린 것이리라


작은 물방울이 거대한 바위를 뚫듯 나는 비록 적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오랫동안 축적된 시간의 힘이야 말로 실로 거대한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투자한 만큼 반드시 결과가 주어진다. 자신이 좋아하는 꿈을 찾아 무엇인가를 시작했다면 매일매일 정해진 시간에 조금이라도 손을 놓지 않고 꾸준히 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인내심과 끈기야 말로 재능보다 더 우위에 있는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작할 때 항시 10년을 내다본다. “그래, 10년만 꾸준히 하다 보면 못할 것이 없을 거야”라는 마음가짐으로 장기전을 꿈꾼다. 그러나 세상 무슨 일이라도 매번 발전만 있는 것은 아니듯 슬럼프와 절망감으로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고비가 반드시 온다. 바로 그 순간을 극복하지 못하므로 많은 사람들이 중도에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그런 순간을 수시로 맞이하였고 내가 조금이나마 재능이 있다고 믿었던 사실이 얼마나 어리석은 착각이었는지를 깨달을 때면 다 내던져 버리고 싶을 때가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지금도 늘 상 반복되는 과정이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바로 그 고비만 넘기면 어느 순간 내가 한 계단 더 높이 올라가 있음을 자각하는 날이 반드시 뒤따른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실력이 내가 이겨낸 고통과 절망감의 크기만큼 성장해 있는 것이다.


결국 바람직한 은퇴 후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꿈을 찾아 앞서 준비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은퇴를 앞둔 직장인들이여, 은퇴 이후의 수많은 시간과 세월이 걱정되신다면 바로 지금, 즉시 나의 미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기 바란다. 그리하여 저마다 제2의 인생을 보다 풍요롭고 풍성하게 가꾸며 살아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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