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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송 Oct 15. 2024

마음을 누비며 쓰는 글

시작은 그랬다.

몹쓸 우울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희뿌연 매연처럼 탁한 기분을 만회하기 위해

감정을 전시하는 글을 쏟아냈다.

빈 화면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슬픔이 글자가 되어 튀어 올랐다.


가득 찬 우울도 어느새 마르는 날이 왔다.

마르는 걸 보니 바다는 아니었구나.

작은 우물 하나에 불과한 이 캐캐묵은 것들을 안고

그토록 괴로워했구나 싶었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내 안의 바다엔 무엇이 있을까.

아직 발견되지 못한 무수한 이야기들이

자신을 찾아주기만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해녀가 잠잠하고 필사적으로 바닷속을 누비듯

숨을 고르 열심히 나의 이야기를 찾고 있다.


얕은 물아래서 쉽게 가져오는 이야기,

가슴을 조일만큼 숨을 참아야 겨우 꺼낼 수 있는 이야기,

아무리 건져 올릴래야 건질 수 없는 이야기.


내 바다엔 저마다의 이야기가 숨죽이고있다.

그 이야기들을 건져 보려 한다.


볕에 말려 예쁜 조개목걸이 한 편 완성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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