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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송 Oct 21. 2024

나를 걱정하는 사람

요즘 잔소리가 늘었다.

아빠가 술을 좀 줄였으면, 엄마가 운동을 했으면,

진이 콜라를 그만 먹었으면, 미소가 무리하지 않았으면..

친정에 갈 때마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전화로 걱정을 전한다.

가족들은 피식피식 웃으며 알겠다고 하는데,

대답만 하는 것 같다.


나의 잔소리를 가소롭고 귀여워하는 게 느껴진다.

그도 그럴게 가족들 입장에선 출가한 나를

제일 걱정하고 있으니깐.


작년에 이석증 때문에 한동안 고생을 했다.

재발된 적 없었는데 최근 갑자기 어지러워 놀랬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빙글빙글 돌더니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출근해서 현에게 카톡을 남겼다.

현은 확인 후 곧바로 전화가 왔다.

괜찮은지 내 상태를 체크하곤 돌아다니지 말고 앉아 있으라며 잔소릴 했다.

출근해서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있는데

그걸 알면서도 과잉 걱정하는 현이

고맙고 한편 웃기기도 했다.


못 미더운 나를 걱정하는 이들을 내가 지키고 싶다.

내 마음 하나 지키지 못했던 시절은 지나갔으니

이제 내가 그들을 부지런히 사랑할 차례다.


때론 귀여운 잔소리로, 따뜻한 밥으로,

건강한 스무디 한 잔으로

할 수 있는 한 가장 든든하고 다정하게 지켜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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