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만난 영재(?) 들을 되돌아봅니다. 소중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께 도움이 되려나요?
영재(?) 이야기를 쓰고자 하면서...
나는 정년퇴임이 몇 년 남지 않은 서울의 과학교사다.
과학교육과 특히 영재교육을 전공하여 박사가 되고
여러 곳에 강의와 관련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였다.
그러면서 많은 영재(?) 들을 만났고
그들의 발전을 지켜보고 도와주는 일은 나의 큰 행복이자 임무라고 생각했다.
이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자녀들이 영재라고 굳게 믿고 있는
행복하지만 걱정도 많은 부모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첫 번째이고
영재교육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특권층, 특혜 등의 단어를 떠올리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그것이 아니라는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은 마음이 두 번째이고(생각의 변화가 일어나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나의 오랜 세월을 반추하며 반성하고 나름 위안을 얻고자 함이 세 번째이다.
그러나 위 세 가지 중의 어느 것이 가장 큰 이유인지는 분명치 않다.
글을 써가면서 정해질 듯도 하다.
영재 단어 옆에 (?)를 쓴 이유는
아직도 영재를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내릴 수 없다는 학자와 교육자로서의 고백이자
나의 판단이 다 옳을 수는 없다는 복합적인 의미의 표시이다.
사실 영재임을 판별하는 과정과 도구는 다양하지만
줄 세우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고
다양한 영재성 분야를 모두 다룰 수 있는
사람이나 기관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나의 영재(?) 이야기는 주로 과학 분야에 한정됨을 미리 제한 조건으로 담는다.
또 한 가지의 제한 조건이 있다.
영재교육을 전공하였으면 아들도 영재로 키웠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단호하게 절대 그렇지 않음을 밝혀둔다.
나의 하나뿐인 많이 사랑하는 아들은 너무도 지극히 평범하다.
그것이 한때는 불만이기도 했으나
나이 들어 생각하니 그것이 오히려 괜찮은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앞으로 영재 이야기를 하면서 지극히 사적인 아들의 이야기가 언급될 수 있음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한다.
아들아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