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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이야기 두 번째

비슷하지만 모두 다른 것이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많은 학생들을 만나면서

똑똑하다를 넘어서서 정말 영재라고 느낀 학생들이 꽤 있다.

교사로서 먼저 눈에 띄는 학생들은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로 나누어진다.

좋은 의미는 수업 태도가 바르며(나를 쳐다보는 눈빛의 강도가 다르다.)

나쁜 의미는 수업 태도가 바르지 않은 것이다.(대부분 몸을 잘 가누지 못한다.)

똑똑한 학생들은 많지만 영재라고 느껴지기까지는 넘기 힘든 벽이 있다.

내 생애 첫 번째 영재라고 느낀 학생은 P군이었다.

체구는 작지만 하나를 알려주면 두 개를 깨닫는 똘망똘망함이 넘쳐나서

나의 첫 해 수업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후 영재고에 진학했으니 아마도 우리나라 이공계 발전에 큰 힘을 보탰으리라 생각든다.

두 번째로 영재라고 느낀 학생은 J양이다.

실험보고서에서 완벽을 보았고

책과 노트 정리의 달인이며

항상 조용하게 수업 내용을 듣고 시험에서의 실수가 거의 없는 만년 1등 그 학교의 여신이었다.

실험 준비물이 부족했던 신설 학교에서도 실험 구성 능력에서 그녀의 존재감이

여실히 드러나서 대체 물품을 찾고 응용력을 나타냈다.

조용한 여신인 줄 알았던 J양이 사실은

리더쉽과 스포츠 능력을 갖춘 여장부 스타일이라는 것은

치과 의사가 되어 다시 만난 후 알게 된 사실이다.

세 번째로 영재라고 느낀 학생은 P-1 군이다.

수업 중 레이저 눈빛과 거만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표정을 지닌 P-1군은

수업 시간 내내 씹어먹을 듯 나를 쳐다보고

그가 질문하러 나오면 내가 지레 겁을 먹게 되는 아우라를 내뿜었다.

지금은 늙어가는 나의 주치의가 되어서

어디어디가 아프다고 물어보는 나에게 별일 아니라는 따끔한 조언을 한다.

나는 영재를 알아보는 눈을 가지고 있으며

그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이어가서

영재뿐 아니라 성품이 멋진 제자 그룹들이 있다는 것이

교사로서의 가장 큰 자랑거리이다.

영재는 아니지만 성품이 멋진 그들에 대한 소개는 다음에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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