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1

오로라 볼 확률과도 같은 새학기 준비

by 태생적 오지라퍼

첫 번째,

교사라는 직업은 정체되기 쉽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큰 반발이 있을 수 있다.

이야기를 들어봐주시라.

교육과정이 정해져 있고 교과서가 있고 평가 계획이 있다.

교사는 그대로만 하면 된다. 큰 범위에서의 변화가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매해 똑같은 수업만을 그대로 진행한다면 정체된 직업이 된다는 뜻이다.

정년을 앞두고 있으면서 스스로 자부할 만한 것은

나는 매 해 다른 수업을 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정체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기본은 같다.

그렇지만 어떻게 수업을 구성하고 어떻게 스토리를 짜 나갈지에 따라 차이는 크다.

같은 재료로 만든 음식이어도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음식 맛은 천차만별이 되는 원리와 같다.

내 생각에 교사라는 직업은

생방송을 진행하는 PD나 라이브 방송을 하는 음식 크리에이터와 같다.

한 학급에 한 번 진행한 수업은 결코 돌이켜지지 않는다.

개학 첫 주는 새로운 학생들과의 수업 시스템과 합을 맞추어보는 기간이다.

중학교 1학년은 자유학년제가 진행되어 평가를 진행하지 않으므로(올해까지는)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평가를 고려하여 수업을 구성해야 하는 시기가 된다.

이번 주 중학교 2학년은 1학기 평가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 실험실 안전교육, 기초 실험기구 사용법, 디벗(나라에서 제공하는 태블릿)활용 등에 대한 종합 안내를 진행했다.

과학교과를 기억하게 하는 방법은 실험을 비롯한 다양한 체험 활동이다.

그리고 공부를 잘 하는 방법. 삐리리 퀴즈를 해보았다.

교과서를 꼼꼼이 읽고 그 내용에 대한 퀴즈를 맞추는 것이 삐리리 퀴즈다.

그림과 그래프가 중요하며 단원명과 교과서 내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는 쉬운 방법이고

내가 얼마나 대충 읽었는지를 이 퀴즈를 통해 알게 된다.

학생들은 삐리리 퀴즈를 좋아라 한다.

퀴즈가 좋은 것인지, 간단한 먹거리 상품이 좋은 것인지, 그 시간은 수업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좋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작년에도 같이 수업한 중3은 첫 시간부터 진도를 달렸다.

중3은 고입을 앞둔 수험생이기도 하고

원서 작성 등으로 인해서 고사 기간까지의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고사가 끝나고 나면 아무도 공부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도 학생들에게는 즐겁고 맛난 수업이 되기를, 나에게는 의미있는 마지막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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