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교사로서의 하루
현재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는 물리학, 생명과학, 화학, 지구과학 영역의 두 단원씩이 배정되어 있다.
이번 교육과정에는 수립과정부터 함께 연구에 참여한지라 애정이 조금은 있는데
내년부터는 교육과정이 바뀌고 따라서 교과서도 바뀐다.
올해 아마도 교과서를 만드는 작업에 참여하는 많은 분들이 바쁘게 움직일 것이다.
한번 해봐서 아는데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다.
쓸 수 없는 표현이나 예시도 많고
오류가 있으면 절대 안되니 검토 또 검토하느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다시 이야기를 처음으로 돌려보면
교과서에는 각 영역별 단원들 말고 깍두기(?) 개념의 한 단원이 존재한다.
2학년에는 재해·재난과 안전이, 3학년에는 과학기술과 인류 문명 단원이 그것이다.
소홀히 다루어지기 쉽지만 나는 이 부분이 우리 일상 생활과 과학교과와의 연계성을 보여주고
일생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2학년에서는 학기 초에 첫 단원으로,
3학년은 모든 진도를 마친 마지막에 이 단원을 정성껏 수업한다.
현재 교실에서는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실감형 컨텐츠를 활용한 수업이 가능하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학생 맞춤형이라고 볼 수도 있다.
나는 노안이고 손가락도 무뎌졌고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늙은 과학교사이지만
우리나라 1호 미래학교 창덕여중을 함께 만들어 간 사람 중의 한 명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관심있는 사람은 책을 참고하시라...)
올해도 서울시교육청에서 만든 제페토앱을 활용하여 재해재난 단원 수업을 마무리 해볼 예정이다.
예를 들면 실험실에서 화재가 났을 때 어떤 매뉴얼에 따라 안전하게 대피할지를
나의 캐릭터가 정해진 시간 안에 탈출에 성공하는지로 알아보는 게임형 활동이다.
아마도 정해진 시간 안에 학생들은 모두 탈출에 성공하고
손가락이 무딘 나만 장렬하게 과학실에서 재난을 당할 것에 틀림없으나
이보다 더 대피 매뉴얼을 각인시키는데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재난의 형태는 여러 가지이다.
그리고 그 재난이 나를 매번 피해주는 행운이 오기만을 기대할 수는 없다.
재난이 오더라도 침착하고 안전하게 대피하면
그리고 회복 탄력성을 갖춘다면 우리는 다음을 기대할 수 있다.
과학 수업은 이래서 꼭 필요한 것이다. 과학은 암기 과목이 절대 아니다.
주말은 이렇게 다음 주 수업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교사에게는
학교에서는 수업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때 그때 발생하는 안건 및 민원 처리만으로도 바쁘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