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4
새 학기의 시작은 누구에게나 쉽지않다.
2주간의 수업이 모두 끝났다. OT 시기가 끝난 셈이다.
2주라고 해도 입학식, 기초학력진단검사일, 동아리와 봉사활동 사전 안내와 선정 등의 행사를 보내고 나면
실제 수업 시간은 1주일 남짓이라고 봐야 한다.
과학은 주당 4차시 수업을 한다.
그래서 교과 진도를 나가는 시간적으로는 약간의 여유가 있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실험 한 시간이 있으면
그 실험 결과를 정리하는 시간도 필요하고
요새 강조하는 토론식 수업이나 생각하는 글쓰기 등이 진행되려면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
실험 수업은 준비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실험 준비를 도와주는 실무사 선생님이 계시기는 하나
1차 준비가 끝나고나면 실험 전 마지막 확인 작업이 꼭 필요하고
실험을 하다가도 추가로 필요한 물품이 수시로 생기기도 한다.
실험을 동반한 수업 시간은 머리가 쭈뼛할 정도로
한 조, 한 조의 활동에 집중해야 하니 교사 입장에서는 피로도가 꽤 높다.
다음 주는 통과의례와도 같은 학부모 공개 수업일이 있다.
나는 매년 학부모님들도 함께 하는 수업으로 구성한다.
오랜만에 중학교에서 달라진 과학실을 보고
옛날과는 엄청나게 달라진 수업 방법으로 함께 수업해보면
학교를, 교사를, 자녀를 이해하기 더 쉽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이다.
다음 주 공개수업 주제는 수권의 연직분포 실험이다.
용어가 어려워서 그렇지 깊이에 따른 물의 온도변화를 알아보는 간단한 실험이다.
물의 깊이를 다르게 온도계를 배치하고
적외선등을 비추어서 온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측정하는 것까지는
아마 학부모님들의 시대와 같은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실험값의 데이터 기록은 아이패드의 넘버스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그 기록치로 곧장 그래프를 그리며
실험을 통하여 알게 된 사실을 분석하여
구글 클래스룸에 결과지를 업로드하는 과정을 함께 해보는 경험은 생소하실 것이다.
이후에는 부모님과 함께 가보고 싶은 바닷가를 검색하고
그 바닷가의 사진과 선정 이유를
띵커벨이라는 플랫폼을 통하여 공유하는 것으로 수업을 마무리하려 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게임만 하는 게 아니고
학업에 긍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아마도 조금은 이해하시게 될 것이다.
달라진 과학실에서(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과학실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달라진 수업 방법을 경험하고(일부 교사는 안 달라졌을 수도 있다.)
학교의 변화에 동참해보는 것 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지 않을까?
다음 주 수업을 구성하는 것은 주말에 할 일이다.
평일에는 다른 업무가 너무 많다. 특히 학기초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