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7

by 태생적 오지라퍼

재해·재난과 안전 단원을 다루면 학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부분이 있다.

감염성 질병 확산이라는 단어이다.

너무도 힘들었던 경험을 모두 같이 했던 기억이 아직도 강렬하기 때문일거다.

지금 사용하는 교과서가 만들어진 2014년 근처에는 감염성 질병이란 단어를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던 시기였다.

메르스나 독감, 눈병 등이 학교에 있는 우리를 가끔 무섭게는 했지만

(학교는 감염성 질병 전파가 너무도 쉬운 공간 구조이다.)

코로나19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2020년 이전에 나는 마스크를 썼을 때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숨이 안 쉬어 지는 것도 같이 답답하고 피부도 간지럽고

무엇보다도 나의 큰 얼굴로 인해 마스크 걸이가 귀에 꽉 끼어서 많이 아팠다.

(그때는 같은 크기와 재질의 마스크 밖에는 없었다.)

코로나19 시기에 마스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생존의 문제였다.

지금 생각해봐도 참으로 혼돈의 시기였고 학교까지 문 닫은 초유의 사태였고

감염성 질병 확산이라는 단어의 무거움을 모두가 체험한 시기였다.

오죽하면 마스크를 사재기 하고

1인당 구입하는 개수를 제한하고

근처 약국마다 마스크를 찾아 돌아다녔을까?

그 난리를 겪고 나서 다행히 사이즈도 다양해졌고 재질이나 모양 등도 업그레이드 되어서

이제는 마스크 쓰는 것이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다.

나는 아직도 마스크를 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강의를 진행한다.

믿을 수 없는 나의 면역체계도 그렇고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감염성 질병을 옮기는 일을 하는 것은

너무도 미안한 일임을 잘 알고 있어서이다.

(사랑하는 동생이 코로나19로 사경을 헤맸었다.)

지금은 코로라19가 끝났을까? 그렇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질병 퇴치란 쉽지 않다. 특히 감염성 질병은 더욱 그러하다.

감염성 질병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의학의 발전으로 그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

감염성 질병 확산을 재난 수준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라는 걸 이제는 모두가 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 실시 관계로

교사와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이 조금은 높아졌다는 점이다.

오늘은 재해 재난이 일어난 실시간 데이터를 공공데이터에서 찾아

표와 그래프로 정리한 후 알게된 내용을 분석하여 코멘트를 쓰는 수행평가를 진행했다.

아이들이 찾은 재해 재난 영역 데이터에 이제는 코로나19는 없다.

작년까지는 코로나19 감염자수를 선택하여 조사한 아이들이 제일 많았었다.

올해는 지진, 산불, 화재 영역이 비슷한 비율로 등장했다.

관심이 사라진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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