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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 165

수업 전 계획 못지 않게 수업 후 복기도 중요하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어제는 <인물로 보는 과학의 역사> 강의 내용을 소개했다면

오늘은 <과학적 사고와 상상력> 강의 내용을 소개해보려 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년 학기 강의를 위한 나의 복기 과정이기도 하다.

두 개의 강좌를 나는 이렇게 나름 정의했다.

두 강좌 모두 기본은 교양으로서의 과학에 대한 입문과정이다.

현재 과학적 이슈에 대한 소개와 실생활과 연계된 과학적 사고 능력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전공 능력의 창의적인 확장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차이점은

<인물로 보는 과학의 역사>는 강의제목에서 제한을 둔 과학사적인 히스토리가 포함되게 주제를 구성한다면

<과학적 사고와 상상력>은 말 그대로 과학적 사고가 필요한 이슈 하나를 중심으로 강의를 전개한다.

어제 <과학적 사고와 상상력>의 이슈는

과학과 기술과 예술의 교집합 과정을 살펴보았고

잘못된 만남의 과정도 찾아보았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과학적인 발견과 연구 결과가 사회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을 찾아보는 것이다.

좋은 과학과 나쁜 과학이 따로 구별되는 것은 아닐지라도

자신의 연구가 원자핵이나 기타 다양한 질병의 근거가 되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학생들은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경험한 사례를 찾아보고

과학과 기술과 예술의 특성을 한 장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조별활동을 가졌으며

(4조 모두 멋진 구성으로 특성을 나타낸 것을 보니 강의 내용을 이해한 것 같았다.)

개인 활동으로는 AI를 활용하여 산출물 만들기 실습 과정을 진행했다.

AI를 활용한 예술 작품에 대한 생각과 호감의 정도는 아직은 개인마다 커다란 차이가 있고

앞으로 그 갭은 점점 작아질지 커질지는 알 수 없다.

자신의 전공 분야에 따라 활용하는 정도와 방법은 다르겠지만

알고서 활용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선택인데

몰라서 활용하지 않는 것은 기회가 없었다는 원망이나 핑계를 만들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간단한 AI 활용 산출물 만들기 활동을 소개하는 것이다.

소개하는 것 까지가 내 몫이다.

그 이후의 활용은 그들의 몫이다.

마지막으로는 AI를 활용해서 만든 산출물의 저작권에 대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현재 시점에서의 이야기이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그들의 창작 인생에 조금은 시사점을 주었기를 희망한다.


세 시간 강의를 하다가 두 시간 강의를 하면

무언가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고

중요한 이야기를 하다만 느낌도 든다.

한 시간이 그렇게 길고도 중요한 시간이다.

쉬는 시간 한 시간은 그렇게도 빨리 후딱 지나가는데(점심 먹고 양치하고 화장실 다녀오고 하면 끝이다.)

강의 시간 한 시간을 하려면 PPT가 족히 30장은 되어야 한다.

그 한 시간 준비를 하는데 세 배의 시간은 걸린다.

물론 나의 PPT 는 글보다는 그림과 그래프 종류가 더 많이 차지하기는 한다만.

어떤 때는 금방이고 어떤 때는 오랜 시간인 그 한 시간 한 시간이 모여서 나의 하루가 되고 일주일이 된다.

한 시간의 쓰임에는 매우 조급한데

하루나 일주일의 쓰임에는 매우 너그러운

약간은 요상한 상태의 날들을 보내는 중이다.

오늘은 강의가 없는 휴일이지만

이번 주 금요일은 강의 내용을 변경해야하니

(다음 강의가 10월 17일에나 진행될 예정이다.

3일은 휴일이라 빠지고

10일은 대학 자체 휴강주이다.)

그 준비를 해야 하고

새로 들어온 즐거운 아르바이트 일거리(심사) 하나도 처리해야하니

맘 편하게 쉬는 날은 아닐 듯 하다.

맘 편하게 쉴 수 없는 제일 큰 이슈는 물론

이사 준비이기는 하다만.

일어난지 벌써 한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

한 일이라고는 약먹는 것과 아르바이트 자료 다운 받은 것과 이 브런치 작성밖에 없다.


(오늘 대문 사진은 내가 강의하는 강의실 칠판에 누군가가 그려놓은 그림이다.

설마 나를 그린 것일까 싶어서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맞을지 아닐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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