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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free Mar 18. 2023

다나카의 호스트 고객관리

지명받고 싶스므니다


 

요즘 다나카라는 부캐의 활동이 활발하다

sns 어디서나 볼 수 있고 바이럴 광고부터 여러 채널의 게스트까지 장악하고 있을 정도이다

다나카가 초반에 나왔을 때 김경욱이라는 개그맨을 오랜만에 보게 되어 반가웠고 매번 다른 게스트와의 호흡도 재밌어서 알고리즘에 뜰 때마다 놓치지 않고 열심히 보았다

다나카로 하여금 일본의 호스트 문화가 궁금해져 일본 유명 호스트 채널까지 찾아보는 지경이었다

호스트 문화란 쉽게 경험하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웠고 먼발치에서 대리만족 하는 느낌도 들었다

한편으로 있는 돈 없는 돈 긁어모아 호스트를 위해 샴페인을 터트리는 장면을 보자 하니 무리한 구매를 하는 고객은 어떤 심리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요즘은 개인적으로 바쁘고 다나카가 너무 많은 곳에 출연하다 보니 다 찾아서 보는 것도 한계가 있어 점차 관심도가 떨어지게 된 것 같다



다나카의 초반 컨셉은 지명이 고픈 인기 없는 호스트였다

약간 찌질한 구석이 있으며 인기가 없기에 돈도 없는 삼류 호스트의 짠한 상황 설정이었다

다나카뿐만 아니라 영업사원들, 강사들 등 모든 사회생활에서 소위 업계에 잘 나가는 핫한 사람이 있다면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고 크게 변동 없이 중간을 유지하는 직원이 있으며, 아무도 찾지 않고 혼자 겨우겨우 버티며 바닥을 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개인레슨은 항상 수요가 많은 데 그룹레슨은 참여인원이 불규칙한 강사이다

만약 하루에 그룹레슨이 3개면 한 개는 모집완료가 되는 데 나머지는 복불복이다

참 신기한 것은 나 자신은 똑같은 데 센터마다 회원들의 선호도가 다르다는 게 흥미로웠다

아마 강사라는 선택지가 다양해서일까

어떤 곳은 그룹레슨이 항상 예약이 빠르게 차고 대기까지 걸리는 센터가 있다면 다른 곳은 겨우겨우 차거나 종종 폐강이 뜨는 것이다

이런 이유가 너무 궁금해서 여러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보았다

센터의 보유회원 수, 주변의 경쟁업체가 얼마나 많은 지, 같은 시간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의 실력, 회원들의 연령과 성격 등 여러 가지 영향이 있다 보니 도무지 내 실력을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나 싶다



외부 조건에 흔들리지 말고 스스로 더 단단하게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지만

수업 예약 어플에 실시간으로 공개 투표하듯 매일 성적을 직면해야 하는 상황에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다  

수업 인원이 꽉 차는 날은 그것 하나로 괜스레 기분이 좋고 자신감이 생긴다면 수업 인원이 적은 날은 뭐가 문제일까, 다른 선생님들은 몇 명이 찼나 비교하기 바빴다

항상 손님을 기다리고 있을 다나카처럼 말이다



일하는 데 있어서 약한 부분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덕목이지만 결국 세상을 계속 살아가려면 어느 정도 자기 위안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부족한 부분만 생각하다 보니 거기에 함몰되어 내 장점이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나는 그룹레슨보다 개인레슨이 강하다는 것을 어느새 잊고 있었다

개인레슨은 대부분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장기회원들이며 자연스레 재등록을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체험수업도 그 자리에서 등록시키는 마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다

살짝 먼발치에서 보게 되니 내 수업의 장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에너지가 넘쳐흐르며 다수를 이끌어야 하는 그룹수업보다는 일대일로 소통하며 상대방의 마음을 사는  잘한다는 것을.

운동목적에 맞는 트레이닝으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것을.

세세하고 꼼꼼한 성격에 개인회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사람마다 다 잘하는 것이 다르니까

오늘도 어딘가에서 고생하고 있을 다나카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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