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free Jul 31. 2023

필라테스강사의 몸매

레깅스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브런치에서는 되도록 나의 일상과 전혀 다른 주제의 글을 많이 접하려고 한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글로 접할 때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타인의 글로서 선망하기도 하며 때론 반성을 하고 위로를 받으면서 말이다

서점에 판매하는 책은 조금 더 갈고닦은 문장이라면 브런치는 세공이 덜 된 다이아몬드처럼 날 것의 느낌이지만 그만큼 가능성도 큰 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타  SNS에서 알고리즘 때문에 보고 싶지 않아도 매번 비슷한 내용만 접하는 편인데 브런치에서는 주제와 순위별로 골라서 읽어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하게 읽어볼 수 있어 좋다

글을 기깔나게 잘 쓰는 분들을 보면 내가 글을 쓰는 게 창피할 때도 있고 내 글에 하트를 눌러주는 사소한 관심도 감사할 때가 많다



자투리 시간에 글 쓰던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필라테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여 브런치에서 검색해 본 적이 있다

서너 개의 글을 읽는 중 어떤 글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주제는 필라테스 강사의 몸매였다

필라테스 강사인데 몸매가 퉁퉁했다는 내용이었다



필라테스의 목적으로 예쁜 라인과 몸매 만들기는 회원님들의 많은 운동목적 중 단연 넘버원이다

필라테스를 가르치는 강사님의 몸매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강사는 무형상품을 파는 사람으로서 본인의 티칭실력, 지식, 서비스에 더해 외적인 요소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티칭을 잘하는 것은 회원이 수업 한 타임 들으면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외적인 부분은 보자마자 1초 만에 느끼는 부분이기에 외형적으로 마이너스받은 부분을 만회하여 내 팬으로 만드는 것은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리며 첫인상만으로도 강사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

더불어 말하지 않아도 강사 스스로 자신감이 떨어지게 되어 수업에 악영향을 끼친다



레깅스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0.5kg만 쪄도 레깅스의 강한 조임은 날 불편하게 만든다

"빨래에 건조기까지 돌렸으니 작아졌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건 정신승리일 뿐.

사실 주말 동안 많이 먹고 운동을 멀리하여 살찐 것이 팩트다



나는 소아비만 출신이다

어렸을 때부터 식욕이 넘쳤으며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얼굴이 터질 듯이 빵빵했다

체육 쪽에 종사하면서 체중 관리는 나에게 당연한 존재였고 스스로를 압박주며 일정한 수치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

세상에 맛있는 것이 너무나도 많아 고통스럽다


다른 강사님들의 체중관리를 보면 참 다양하다

퇴근 후 저녁 늦게 맥주와 안주를 먹고 바로 자도 잠깐 배만 나왔다가 들어갈 뿐 다른 관리 없이 타고나길 마른 강사님부터 수업과 수업 사이 비어있는 시간에 헬스장에서 운동하며 관리하는 강사님까지 천차만별이다

운동복은 핏한 라인의 옷이 많기에 마른 몸매가 유지가 안 되는 강사라면 아예 태닝 빨, 가슴 빨로 건강미를 어필하는 강사님들도 존재한다

타고난 신체와 일상생활 패턴, 대사량에 따라 모든 강사들은 자기 관리에 쓰는 시간이 천차만별이다



나는 부끄럽지만 자기 관리에 게으른 편이다

수업에 에너지를 다 쏟고 나면 귀소본능이 강해지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이런 집순이가 사람들에게 활력을 주고 에너지 넘치는 강사라는 자격에 걸맞은 사람인 걸까 자주 되뇌곤 한다  

나는 운동량이 적기에 하루에 먹는 양을 기록하며 식사량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수업 전에 일찍 가서 오늘의 시퀀스로 수업준비 하는 게 전부.

수업할 때 말과 움직임을 쉬지 않으며 일할 때라도 체력소모를 아끼지 않고 칼로리를 많이 소모하려고 애쓴다


언제까지 내가 아닌 모습으로 스스로를 쥐어짜며 일할 수 있을까?

반성과 고민으로 마무리하며..^^



이전 12화 ESFP 선생님 관찰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