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부터 퇴근까지
필라테스 프리랜서 강사의 일과는 어떨까?
나는 그동안 어떻게 일해왔으며 주변 강사님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직접 경험하고 보고 들은 토대로 끄적여본다
1. 그룹수업형
그룹수업 위주의 강사라면 대략 오전 2-3타임, 오후 3-4타임으로 규칙적인 스케줄일 확률이 높다
수업 참여 시 최대 수강인원이 정해져 있기에 매번 수업 전날부터 당일날까지 인원수를 체크한 후 사용하는 기구와 공간에 최적화된 시퀀스(수업 프로그램)를 짜야한다
그룹 수업은 대개 모든 센터가 진행하는 시간이 비슷하기 때문에 요일별로 여러 센터를 다니며 그룹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곳에서 수업할 때의 장점은 수업의 부담이 줄어든다
매번 같은 시간에 들어오는 회원님들이 정해져 있는 편이기에 한 곳에서 수업을 진행할 경우 매번 새로운 시퀀스를 짜야하는 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곳에서만 수업하는 경우, 시수(수업개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센터에서의 영향력이 커진다
센터운영이 잘 되면 좋겠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는 본인 탓으로 느껴질 수 있기에 다양한 센터에서 근무하면 상대적으로 부담감이 줄어든다
물론 성향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부분일 것이다
여러 곳에서 수업할 때의 단점은 매번 급여 들어오는 날짜가 다르기에 급여 체크를 잘해야 한다
그리고 센터마다 강사에게 요구하는 티칭스타일이나 업무가 다르기 때문에 일일이 맞추느라 정신없게 느껴질 수 있다
어떤 곳은 다이어트 수업 위주로 수업시간에 보수를 일정시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반면에 어떤 곳은 클래식 위주의 필라테스를 지향하는 곳도 있으며 센터마다 컨셉이 아주 다양하다
대부분 센터에서는 평일 내내 같은 시간으로 수업을 주지 않는다
이유는 선택의 다양성을 위해서다
무형 상품을 판매하는 센터 입장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강사님들을 배치하는 것이며 회원들은 본인의 성향에 맞는 강사님 수업 위주로 들어 수업의 다양성을 유지한다
강사 역시 좋은 센터 한 곳에서 오래 하는 것이 좋겠지만 초보강사들의 경우 센터마다 이용하는 기구, 공간, 분위기가 다르기에 경험치를 쌓기 위해서라도 여러 군데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룹수업의 경우 몸이 힘들어도 단순업무처럼 한번 짠 시퀀스로 하루를 쭉 반복해서 쓸 수 있다
열심히 하는 회원님들이 모인 수업은 시너지가 넘쳐 큰 보람을 얻기도 한다
2. 개인수업형
개인레슨 위주로 수업하는 강사의 경우 대부분 경력자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초보강사에게 개인레슨을 맡기는 센터는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그룹은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에너지와 텐션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고 시퀀스만 잘 외우고 연습해도 크게 티 나지 않을 수 있지만 개인의 경우 체형분석, 목적에 맞는 트레이닝, 질문에 대한 답변 등 보다 세부적으로 가능해야만 하다
그룹수업은 출석률로 입지를 다지지만 개인수업은 재등록률로 입지를 다진다
그룹수업 출석률은 센터 보유회원 수, 수업 참여 회원의 개인사정과 같은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존재하기에 비교적 부담 없이 고정적으로 수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개인레슨 재등록률은 없는 주머니 사정에도 불구하고 기나긴 할부로도 재등록할 만큼 강사와의 케미와 운동의 만족감으로 계속 이어가는 것이기에 더 부담이 된다
큰소리로 진두지휘하는 그룹수업과는 다르게 한 명에게만 집중하기 때문에 비교적 에너지 소모가 적게 드는 것이 장점이다
하루종일 개인수업만 했을 때와 그룹수업만 했을 때 남아있는 체력의 정도는 차원이 다르다
개인레슨의 단점이라고 하면 개별 맞춤 티칭으로 세심함이 필요하다
파워풀한 강도를 좋아하는 분, 섬세한 핸즈온을 원하는 분, 매번 다양한 동작을 원하는 분, 통증 개선, 초보자 등
다 다르기 때문에 그때마다 페르소나를 장착하고 매시간 달라져야 한다
다양한 시퀀스를 회원의 컨디션에 따라 바로 접목이 가능해야 한다
열심히 준비한 시퀀스를 못쓰는 상황도 자주 생긴다(다른 강사님과 한 공간에서 기구를 나누어 쓸 경우, 회원의 컨디션 등)
그리고 개인레슨 특성상 회원의 당일 캔슬과 지각은 항상 존재한다
어중간하게 비는 시간, 퐁당퐁당 스케줄이 되어 하루에도 출퇴근을 3-4번 하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 날은 마치 일을 하루종일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수업 중간에 쉬는 시간은 마음이 편할 수 없다
완전히 퇴근하기 전까지 준비태세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체력소모에 있어서 그룹수업은 목 컨디션이 안 좋아지고 개인레슨은 진이 빠지는 편이다
3. 짬뽕형
그룹과 개인이 섞여있는 형태로 대부분 강사들이 일하는 형태이다
센터에서 수요가 있으면 근무시간에 연결해서 붙여주기 때문이다
강사입장에서도 출근한 김에 수업을 여러 개 하면 좋기에 서로 윈윈인 형태이다
크게 불편한 점은 없지만 개인과 그룹이 뒤섞이면 정신이 없기 때문에 시퀀스와 회원관리 둘 다 놓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중간중간 개인레슨이 껴있을 경우 수업의 에너지와 시퀀스가 달라 무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고 그룹 시퀀스를 완벽하게 기억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개인레슨 또한 집중하기 힘들다
오전에는 그룹, 오후에는 개인처럼 시간대별로 분리할 수 있다면 가장 좋다
각 센터마다 사정이 있어 내 입맛대로 스케줄 조율이 어렵기에 센터 여러 군데에서 원하는 시간만 고정으로 일하기도 한다
4. 주말 근무형
주말 같은 경우 주말만 원하는 수요가 확실하기 때문에 주말에 하루 또는 이틀 일하는 대신 평일에 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남들이 일하는 시간에 쉬면 관공서 업무를 편히 볼 수 있고 어딜 가도 주말보다 한가롭기 때문에 여유로이 휴식을 원하는 경우 주말에 수업을 한다
보통 필라테스 주말수업 피크는 오전 9시-오후 2시이다
회원입장에서도 소중한 주말, 숙제 같은 운동을 빨리 끝내고 싶을 것이다
타임수가 평일만큼 많지는 않지만 한번 출근해서 연강으로 끝내기엔 토요일만큼 깔끔한 날이 없다
전임강사는 격주 또는 한 달에 횟수를 지정하여 필수적으로 주말에 근무해야 한다
내 성향에는 개인레슨이 가장 잘 맞다
극 내향인인 관계로 1:1이 편하기 때문이다
적게는 한두 군데, 많으면 셀 수 없을 정도로 여기저기 이동하며 다니는 강사님들이 많다
오늘도 고생하고 있을 모든 필테강사들에게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고요하게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