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나는 그 고생이 좋다
20대 초반, 미국 로드트립과 인도, 네팔,일본 배낭여행을 하며 돌아다녔다.
그리고 첫째가 6개월 되었을 때, 남편의 출장을 따라 한 달간 유럽을 여행했다.
둘째가 4살이 되었을 때는 두 달 동안 렌트카를 타고 유럽 동부를 여행했다.
쌍둥이를 낳은 지금도 틈만 나면 국내 여기저기를 다니고, 등산도 간다.
최근에는 쌍둥이들과 함께 2주간 일본 여행도 다녀왔다.
어떤 이들은 묻는다.
“애들 고생시키면서 왜 그렇게 여행을 다녀요?”
물론, 선택권 없이 고생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여행은 ‘고생을 사서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따금 고생을 스스로 선택한다.
왜냐하면 그 고생을 통해 정신과 육신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나에게 여행은 반복적인 일상의 탈출이다.
육아를 하는 엄마에게 하루 일과는 끊임없는 반복이다.
청소, 청소, 청소
빨래, 빨래, 빨래
밥하기, 밥하기, 밥하기
먹이기, 먹이기, 먹이기
그렇다고 여행을 간다고 해서 그 반복이 사라지느냐?
결코 아니다.
여행을 가도
청소, 청소, 청소
빨래, 빨래, 빨래
먹이기, 먹이기, 먹이기
는 여전히 계속된다.
하지만 다른 풍경 속에서 반복되고, 가끔은 청소를 서비스받기도 하고,
식당에서 밥을 사 먹을 수도 있다.
몇 가지 책임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자유.
그 사소한 자유를 경험할 때 느끼는 감사함과 상쾌함.
그것이 나를 계속해서 여행으로 이끈다.
더 나아가, 여행할 때는 남편이 일보다 ‘여행’에 집중해 준다.
나와 아이들만 있던 일상 속에
여행지에서는 남편도 함께 들어와, ‘가족’이라는 기억을 함께 만든다.
이러니 내가 여행을 좋아할 수밖에.
새로운 장소, 새로운 경험,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음식.
도전과 힐링, 자연을 만끽하고
결국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되는,
그런 ‘사서 하는 고생’이기에—
나는 여행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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