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接續)
- 김용기
끊어지면 허당
전깃줄이 길어도
붙어 있어야 뒷간 불 켠다
불이 들어올 때까지
누군가는
밥 먹다 말고 뛰어나갔을 테고
수리는 밥맛과 상관이 없다
자르르르
사람마다 접속되어 있으므로
전류가 손 끝에 흐를 때
'이게 뭐랴' 하며
무덤덤한 사람이 있을 테고
이게 운명이려니 하고
그분의 사랑을 알고 즉각
굵은 선으로 바꾸는 이는 지혜자다
감전은 오히려 감사
손끝 전기가 가슴까지 가는데
평생 걸리는 사람은
'이게 뭐랴' 소리도 못하고
로또 같은 복을 흘려보냈을 테니
감사를 알 리 없다
때를 알든지 모르든지
접속
그때가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