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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숙모 이름

- 평생 처음 불러 본 외숙모 이름

by 김용기

외숙모 이름


- 김용기



돌아가시기 전까지

아무도 일러준 적이 없다


내 나이 청년이 되기까지

추석이며 설이며

어렸을 때는

십여 리 방죽길 건너 외갓집에서

방학 내내 외사촌들과 뒹굴었지만

외숙모 이름 궁금하지 않았다

그냥 외숙모였다


장례식장 들어섰을 때

영정사진 아래

낯선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내 나이 환갑 지나 처음 불러보는

외숙모 이름

임. 기. 순


가깝게 지내도

이름 뒤에 어설픈 호칭만 있

그런 사이가 아직 있다

죽어야 서로 아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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