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 김용기
달랑 외마디
간절한 무게가 천 근이다
절대로 가볍지 않은 그걸
매 번 혼자 든다
투덜거리지 않는 건 천성이다
잘 생겼다
잘 썼다
잘 해낼 줄 믿는다
잘 먹어라
조연,
주인공이라니
오로지 높여 주고 올려 주고
평생 남을 도우며 산다
반짝반짝
구두를 닦아주는 사람 같다
값 어치 없는 것 아닌데
흔하게 남발하여
그저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
잃은 자존감으로 방황할 때는 있다
밥 먹는 숟가락처럼
어느덧 우리들 삶의 일부가 됐다
밥을 손으로 먹는 민족들에게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