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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칼코마니

- 아파트가 물에 빠지다

by 김용기

데칼코마니


- 김용기



제 모습 궁금하여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여

지쳐 기력이 없을 텐데

폭염이 누운 길거리, 아무도 없을 때

두리번거리던 아파트가

원주천으로 슬그머니 들어갔다

빈집 말고

더워, 층마다 뛰는 철없는 아이들로

흔들흔들

아파트 든 원주천이 바르르 떨었다

바람도 쉬는 오후

안경을 쓰지 않아도 보일 만큼

높은 하늘도 구름을 데리고

물에 뛰어들었다


시원하다

어이 시원하다

입추에 데칼코마니 한 아파트가

원주천에서 등목 하는 소리 들려도

원주사람들 아무도 몰맀다

덩치 탓일까

물 넘치는 소리 길었다


궁금한 제 모습

높은 하늘에 있었으므로

쉰 매미소리는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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