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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꼬리

- 아내를 바라보다

by 김용기 Mar 0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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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꼬리


- 김용기



백 배나 더 큰

제 새끼 키워냈지만

쓸모없이 버려진 배추꼬리를 들고

짐짓 가시고기를 떠올렸다


잘려나간 고랭지 배추밭에

널브러진 배추꼬리

늦가을 찬바람 불었지만

누구 하나 눈 주지 않았다


저녁 밥상에서

배추김치 한 조각 들고

아내를 건너다봤다

숨이 턱 막혔다


입술 윤기는 사라졌고

이따금 확인하는 가슴은 힘이 없다

저놈들 저놈들 참 잘 키웠다

슬그머니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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