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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雪)에 대한 소고(小考)

- 눈도 나를 봤을 텐데,

by 김용기 Mar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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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雪)에 대한 소고(小考)


- 김용기



사고 없이 도착했다는 것은

차선변경

해찰부림은 일부 감지되었으나

중앙선 침범

역주행 없는 눈(雪)의 무사 도착

기적이다


날다가 엉뚱한 곳

말하자면

중간 어딘가 솔가지에 앉았다면

고장 난 줄 몰랐거나

내비게이션 아줌마의 휴가였거나


솔가지가 비틀고

흔들고

있을 곳 아니라고 다그쳐도

듣는 둥 마는 둥

봄 올 때까지 버티는 배짱

눈은 하얀 검둥이다

음흉하고 속이 까맣다는 뜻이다


내비게이션 아줌마가 출근한 아침

거리는 이미 난장판

여기 쿵 저기서 쿵

경찰서장이 나와서 모든 책임을

눈에게 돌렸을 때

아무도 입 열지 않았다

눈의 최고형량 집행

기밀은 유출되었고 봄 오면

죽은 눈 떠 내려가는 소리

크게 들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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