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엇갈린 그녀 (소개팅 꿀팁)

프사 감별법

by 고카



주변 사람들에게 졸라서 소개팅을 하기도 하지만 때론 원하지 않은데 소개팅을 종용하는 일들이 종종 생긴다. 보통 그런 경우는 회사에서 고참들이 주선하는 경우나 지인들이 혼기가 차서 결혼을 못 한 지인의 자식들을 소개하는 경우이다. 나의 경우에는 전자의 경우로 소개팅을 몇 번 하게 된 적이 있다. 카톡의 프로필만 보더라도 상대가 어떤 사람일지 분간이 된다.


잠깐 소개팅 꿀팁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예측하는 방법이 있다.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이니 참고만 하기를)

1. 프사없음: 모아니면 도이다. 최근에 이별로 마상이 큰 상황이거나 아니면 그냥 아무 생각이 없는 경우다. 그 말은 만나게 되면 상처를 치유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거나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는 것이다.

2. 실루엣의 사진: 이런 경우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 본인의 모습의 실루엣이나 뒷모습을 보인 사진은 나 자신을 조명하기 보다 주변과의 조화를 신경 쓴다. 결국 외모적인 부분에서도 자신감이 없을 수 있고 주변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기 때문에 조건을 많이 보기도 한다.

3. 당당한 얼굴: 당당하고 자존감이 높다. 자신을 꾸미고 표현하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친구도 많고 사교적이다. 그런 성격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지만 보통은 성격이 좋다. 하지만 주의 사항도 있다. 여자들의 프사의 외모를 100%를 믿으면 안 된다. 거기엔 각도, 조명, 보정까지 많은 첨가제가 들어있다.

4. 레저의 여왕: 요즘엔 러닝, 자전거, 수영, 등산 등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에 열심히인 사람이 많다. 프사에 보통 그것을 반영한다는 것은 요즘 활동에 빠져있다는 이야기이다. 같은 공감대를 미리 알아보고 갈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당당한 얼굴 유형과 비슷한 경우가 많다. 각도에 속지 마시길


프로필 사진으로 감별이 되었기에 미루고 미루었던 회사 고참이 주선해 준 소개팅을 등 떠밀려 나가게 되었다. 약속 날짜를 두어 번 바꾸었는데도 소개팅을 한다는 의사를 가진 여성분이라고 하니 이분도 나의 프로필을 보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개팅을 막 시작했던 시즌이라 보통의 소개팅 루틴과 비슷했다.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는 패턴이었는데 그래도 이번에는 머리를 썼다. 점심에 만나 간단히 보고 헤어질 요량이었다. 장소는 여자분이 사신다고 하는 일산의 웨스턴돔이었다. 미리 근처에 식당을 알아보고 약속된 시간보다 일찍 나갔다.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늦는다고 톡이 왔다. 웨스턴돔 2층에 있는 퓨전 레스토랑에 갈 계획이었다. 그래서 광장에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빨리 소개팅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네~ 여보세요~?” 바로 내 앞에 어떤 여자가 전화를 하며 통화속의 대답을 하고 있었다. 사진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사진 속에는 엄청 숙맥에 범생이의 모습이었는데 실물은 뾰족구두에 화장이 찐했다. 키도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 “아 안녕하세요~!” 어색한 인사를 서로 하고선 2층에 있는 식당으로 안내했다. 메시지로 이야기했을 때와는 다르게 쾌활한 성격이었다. 식당에 가서 메뉴를 고르는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저 지금 왔는데 어디예요?" 그렇게 전화를 받고 있는데 소개팅녀도 전화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황당해 하며 웃었다. 서로 다른 사람과 식당에 들어와 앉아 있던 거였다. 나는 전화 속 진짜 소개팅녀에게 장소를 설명했고 가짜 소개팅녀는 전화를 하며 나에게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서로 상대방을 기다리고 있었고 동시에 같은 장소에서 상대방의 전화를 자신의 전화로 착각을 하게 되는 건 인연이 될법한 우연일까?

하지만 우리는 서로 해프닝을 나눈 채 헤어졌다. 다행히 해프닝 이외에 아쉬움을 가져다주지는 않았다.


약속에 늦은 소개팅녀는 역시 나의 예상대로 조용하고 차분했다. 회사 고참의 와이프와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후배였다. 성격이 좋다고 했는데 성격은 한 번의 만남으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애프터를 하고 싶지 않았다.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소개팅을 마무리했다. 소개팅을 마치고 주차된 차를 타고 방황을 했다. 현타가 왔다. 과연 나의 연인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소개팅을 통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던데 이상하게 나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지금은 추억으로 자리한 소개팅의 해프닝이 그리울 때가 있다. 소개팅을 한다는 것에 대한 그리움보다 자유를 가졌다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다. 조금 더 용기가 있었더라면 소개팅에 쏟을 에너지와 돈을 더 큰 세상을 경험하는데 쏟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렇게 결혼에 대한 집착으로 조금 일찍 아이들을 키우고 이제는 제법 자유와 가까워지고 있지만 그래도 젊음+자유의 조합의 시간에 누려보지 못했던 다양한 활동이 아쉽기도 하다.


소개팅으로 감정노동하느라 힘들다면 그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네가 좋아하는 곳에서 인연을 만나보라고. 문제는 그 좋아하는 취미가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걱정할 것 없다. 취미를 만들면 그 안에 너의 인연이 함께 있을지도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5화25. 소개팅만 50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