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방문하고, CT를 촬영하다.
아침 일찍부터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병원으로 향했다. 간단한 증상을 말하고 내과 대기 순번에 내 이름을 넣었다. 기다리는 동안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암이면 어쩌지?", "더 큰 문제는 아니겠지?" 그동안 병원을 멀리한 것에 대한 벌이라도 받는지, 내 감정은 참 얄궃었다. 휴대폰을 들여다보다, 생각에 잠기다를 반복한 끝에, 내 차례가 되었다.
내가 처음 맞이한 내과 전문의 선생님은 냉정한 인상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의 "무슨 일로 오셨냐"는 말에
"왼쪽 갈비뼈 아래에 통증이 느껴져서 왔다, 신기한건 자동차 운전 할 때만 아팠다, 그 외 증상으로는 소화불량이 있었다."등 내 증상을 소상히 밝혔다. 의사는 일단 검사를 해보자며 초음파를 권했다. 하지만, 나는 내 증상이 초음파로 해결될만한 증상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CT 촬영을 요구했다. 다행히 별다른 마찰 없이 내 요구는 수용됐다. 다만, 당일 CT 촬영시간은 시간 상 불가능하여, 다음날 찍기로 했다.
다음날 부랴부랴 출근 준비를 하고, 출근을 했다. 상급자에게 내 증상과 병원에 대한 내용을 얘기하고 병원을 방문하겠노라 이야기했다. 흔쾌히 그의 승락을 받고 병원으로 향했다. 예약시간은 10:30분. 늦지 않게 도착해서 라인을 연결하고, 간단한 검사지(알러지 등)를 작성하고 대기했다. 내 차례가 되자 입장한 촬영실에는, 거대한 CT기계가 기다리고 있었다. 방사선사의 안내에 따라 누웠고, 기계 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폐쇄공포증 같은 것이 없어서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여러 차례 촬영이 끝난 후 "조영제를 투여하겠습니다"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이내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심장이 뜨거워지며 얼굴이 화끈거렸다. 하지만, 이것은 조영제의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사전에 안내받았기에 큰 혼란은 없었다. 이후, 몇차례 숨을 들여마셨다, 참았다는 반복한 후 CT 촬영 검사가 끝났다.
검사 결과는 조금 시간이 걸린다고 했기에, 1시간~2시간 정도 기다렸다. 이후 다시 만난 의사선생님은, 내가 들어오자 심각한 표정으로 날 맞이했다. 별 다른 말은 없었으나, 그의 표정에서 진지함이 느껴졌다.
배경 사진출처 : 대한 혈관외과학회지 26-권 제 3호 2010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