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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소다 Sep 13. 2023

비장 동맥류 투병일지(5)

입원 그리고 해프닝

"띠링----" 아침 일찍 코로나 검사 결과 문자로 잠에서 깼다. 부랴부랴 준비해서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냈다. 하원후에는 어머니가 오셔서 봐주신다고 하셨기에, 우리 부부는 마음놓고 강북삼성병원으로 출발 할 수 있었다. 사십여분을 차를 타고 도착한 병원 로비에서 안내장에 나와있는데로 입원 수속을 했다. 입원수속이라고 해봤자 거창 한 것은 없고, 병실을 선택하고 일당 비용에 대해서 설명받고 그정도였다. 1인실이나 2인실을 원했으나 다 차서 없다고 했다. 음..빠르게 포기하고 4인실로 입원실을 정할 수 있었다. 이후에 바로 입원실로 이동하지 않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입원실로 이동했다. 나의 병실은 A관 7병동 704호였다. 해당 병동은 통합 간호제로 간호사가 보호자를 대신해 케어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며칠동안 있을 나의 보금자리는 안타깝게도 창가쪽이 아니었다. 워낙 잘 때 시끄러운걸 싫어하는 터라 살짝 걱정이 됐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간호사 선생님 안내에 따라 이것저것 설명받았다. 그런데 이게 왠걸? 코로나 방역지침때문에 보호자 동반이 안된단다. 분명, 병원측과 사전에 다 확인하고 온건데.. 어디에서 전달에 오류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옆 환자의 보호자도 동일하게 말하는 것을 보니 [병원 내 A라는 파트와 B라는 파트의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불러 온 참사였다.


가족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 뭐 어쩌랴 수술받아야 하는사람이 숙이고 들어가야지. 간호사 선생님은 수술 동의서, 알레르기, 수술경력 등을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주사 라인을 잡아주곤 돌아갔다. 아마 시술 중 잘못 될 수있기에 모든 정보를 수집하려는 듯 했다. 매우 믿음직 스러웠다. 가족은 아버지께 부탁해 집에 돌아 갈 수 있었다. 한시름 마음이 놓인 사이, 교수님이 도착했다. 내일 어떤 시술이 예정되어 있는지와, 주의사항 등을 간략히 안내하고 돌아갔다.


저녁시간 밥을 먹고 제모에 관해서 안내 받았다. 코일색전술은 허벅지 사이 동맥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중요부위의 절반 정도를 깨끗하게 해야했다. 8시경 제모 선생님이 오셔서 제모를 해줬는데, 동성이라 괜찮을 줄 알았지만 생각 이상으로 민망했다. 그리곤 9시경 다시 한번 간호사 선생님에 의해 확인을 받아야 했다. X표까지 제대로 체크한 걸 보여주니 바로 돌아갔다. 나머지 시간은 가족과 통화하고 유튜브 영상을 보다 잠들었던 기억이 있다.


병원의 침대는 생각보다 불편해서 잠을 뒤척였다. 병원의 아침은 환자들의 혈액 채취, 체중 , X-ray 등으로 매우 바빴다. 빠르면 새벽 5시 경이면 간호사들이 돌아다니며 혈액 채취를 했다. 이후엔 몸무게를 재고 X-ray를 찍는 것의 반복이었다. 난 X-ray를 제외한 체중과 혈액 채취를 했다. 병실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가 병동의 침대에 눕는 걸 보니, 오늘이 진정 시술 날임을 체감했다.


 아침 교수님 회진은 별게 없었다. 어제와 같이 간략히 시술 내용을 설명한 뒤, 끝이났다. 이후 다른 간호사분이 와서 설명을 해줬는데, 시술은 약 2시간여 걸릴 예정이고 순서가 있기 때문에 10시경에 부를꺼라고 말했다. 알았노라 대답하고 한참을 기다린 끝에, 날 찾는 남자분의 부름이 이어졌다.


그 남자분과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병동 밖 이동식 침대에 누웠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시술실로 이동하는 과정은 민망했다. 같이 엘리베이터를 탄 사람들은 내게 안쓰러운 눈빛을 보내곤 했기 때문이다. 난 아직 멀쩡한데.. 아무튼 그렇게 1층 인터벤션실로 입장했다.


1층 인터벤션실은 3개의 방으로 나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시술 대기자는 누워서 침상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약 2명이 대기하고 있다가 차례로 방에 들어가 시술을 하는 식이었다. 내 옆에는 연로하신 여성분이 누워계셨고, 나는 가만히 숨죽이며 상황이 돌아가는걸 지켜봤다. 별 다른 일은 없었다. 그러다 간호사가 다가와 시술에 대한 내용, 알러지에 대한 내용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돌아갔다. 조금 기다렸을까, 곧 내 차례가 되어 시술실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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