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신경외과 수술장 간호사 - 사막 여우 인터뷰

7년 차 간호사 얼죽아 사막 여우 선생님의 생생한 수술장 이야기!

by 이든

호탕한 솜사탕 선생님과 친구인 얼죽아 사막 여우 선생님은 호탕한 솜사탕 선생님 인터뷰 중에 카페에 등장했다. 인터뷰를 들으며 맞장구를 치기도 하고 다음 순서에 어떤 말을 할지 고민도 하면서 차례를 기다렸다. 인터뷰하는 날, 낮에는 햇살이 따뜻했는데 오후 6시가 가까워지면서 곧 비가 올 것처럼 날이 흐리고 쌀쌀했다. 그런 날씨에도 얼죽아 사막 여우 선생님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며 열정적으로 인터뷰에 집중했다.




신경외과수술장 (4).jpg

이든 : 안녕하세요~ 앞의 인터뷰 때문에 오래 기다렸죠! 감사합니다. 이제 저희 인터뷰도 진행해 볼까요? 그럼 제일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얼죽아 사막 여우 :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병원 성인 수술실 신경외과 방 차지를 맡고 있는 7년 차 간호사 얼죽아 사막 여우입니다.





이든 :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희가 알고 지낸지 오래이긴 하지만 가끔 이야기를 듣기는 해도 저는 병동 간호사라 사실 수술장에 대해서 잘 모르거든요. 수술장에 대한 첫 근무 때의 느낌이 궁금합니다.


얼죽아 사막 여우 : 시간이 오래 지나긴 했는데 수술장에 대한 강렬했던 첫 기억은 신규 간호사 첫 출근 날 이야기예요. 다른 병동 신규 간호사 친구들이 신규 간호사는 일찍 출근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줘서 첫 출근 날 6시 전에 수술장에 도착을 했어요. 일찍 출근을 하긴 했는데 아무도 없어서 혼자 있었어요. 그렇게 한 시간을 혼자.... 수술장이 너무 조용했고 어사인 받은 방에 혼자 멀뚱멀뚱 서서 기다린 기억이 나네요ㅎㅎ그때 첫 느낌은 아 뭐지 왜 아무도 없지 잘못 출근했나? 깜짝 카메라인가? 라며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든 : 병동과 수술장의 특성이 달라서 생긴 웃픈 에피소드네요! 그렇다면 병동과는 다른 수술장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얼죽아 사막 여우 : 정시 출근! 정시 퇴근! 이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내가 내 일을 끝내지 못해도 퇴근 시간이 되면 수술 중이더라도 중간에 인계하고 손 바꾸고 집에 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죠. 환자 보호자와 부딪힐 일도 적다는 점도 있고요! 3교대도 8주 단위로 바뀌고 주로 평일 근무라는 점! 음 그리고 굳이 꼽자면 여름에 시원한 것도 수술장의 매력이죠ㅎㅎ





이든 : 지금은 신경외과 방 차지를 맡으셨는데 만약 수술장 파트 중에 다시 선택한다면 어떤 파트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얼죽아 사막 여우 :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수술장 진료과를 정하지는 못해요. 그래도 만약에 정할 수 있다면 덜 예민하고 덜 힘든 파트를...고를 것 같네요!





이든 : 그래서 그게 어느 파트인가요?ㅎㅎㅎ


얼죽아 사막 여우 : 집요하시군요. 브레스트(일반외과)나 이비인후과를 선택할 것 같아요. 비밀이에요 쉿!


신경외과수술장 (3).jpg

이든 : 얼죽아 사막여우 선생님께서 계시는 수술장 특히 신경외과 방은 어떤 곳인가요?


얼죽아 사막여우 : 수술장 간호사라 하면 흔히 드라마에서 보는 메스를 건네주는 장면을 떠올릴 텐데요.

사실 그 외에도 수술 준비, 환자 확인, 수술기구 준비 및 소독관리, 수술기록지 작성, 스케줄 어레인지 등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신경외과 방은 기본적으로 뇌랑 척추 수술을 주로 하는 곳이에요. 그중에서도 뇌혈관(vascular), 뇌종양(tujmor) / 척추(spine) / 정위기능(functional) team 이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암, 뇌종양 제거하는 수술이 많고 제가 있는 방은 뇌동맥류, 모야모야 병과 같은 뇌혈관수술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뇌출혈과 같은 응급 수술도 많이 합니다.






이든 : 신경외과 수술은 상당히 수술이 어려운 부위를 주로 하네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근무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얼죽아 사막여우 : 신경외과 수술 자체가 힘들어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많이 생기고 수술 자체도 어렵고요. 원래 응급도 많은 과인데 CPR이나 혈관이 터지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겨요. 그럴 때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같이 근무하는 근무자가 항상 신경외과를 아는 것은 아니니까 온전히 혼자 커버를 쳐야 할 때 힘들었던 거 같아요ㅠㅠ

아! 그리고 온콜로 연락 올 때. 주말에 친구들이랑 있다가 응급수술 때문에 불려나갈 때 그럴 때 좀 힘들어요. 응급수술이 길어져서 오버타임을 하고 집 가는데 새벽에 또 응급이 생겼다고 불려 나온 적도 있었어요. 온콜 주 였던거죠. 하하





이든 : 온콜은 정해진 사람이 있는 거 아닌가요?


얼죽아 사막 여우 : 보통 진료과에 대해 경험이 있는 간호사들이 온콜간호사를 하죠. 저희는 6주-8주 중 1주를 돌아가면서 온콜을 담당해요.





이든 : 그렇군요. 온 콜 대기를 해야 하는 시스템은 약간 생소하네요. 아무래도 대기를 하다 불려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긴장되고 오프가 쉬는 느낌이 안날 것 같아요. 수술장만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사실 간호사는 다들 직업병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수술장 근무를 하면서 얻은 직업병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얼죽아 사막 여우 : 그렇죠.. 아무래도 직업병이 하나씩은 다들 있을 거예요.

저 같은 경우는 정리 정돈을 안 하면 큰일 나는 병...ㅎㅎ 집 와서 냉장고나 부식 품함 정리할 때 선입선출 원칙을 잘 지키게 됩니다.






이든 : 간호사들이 정리를 잘하죠. 그 외에도 장시간 서있다 보면 관절에 무리가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얼죽아 사막 여우 : 아 그렇죠. 그런 부분도 있어요. 앉아서 수술하기도 하지만 스크럽 할 때 항상 왼쪽을 본다든지 하다 보면 허리, 목 이런 곳 통증을 달고 삽니다.(마사지 필수!)

신경외과수술장 (6).jpg

이든 : 그리고 신경외과 수술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얼죽아 사막 여우 : 뇌 수술을 예로 들어볼게요. 쉽게 말하면 머리를 열고 뇌 병변 위치를 확인을 하고 뇌종양을 제거하고 머리 뚜껑을 닫으면 끝입니다. 말로 하면 간단한 과정인데 특징은 현미경을 보고 수술을 한다는 점이에요. 다른 진료과는 루뻬나 맨눈으로 수술하지만 신경외과 수술은 워낙 섬세한 수술이 많아서 방 불도 다 끄고 현미경만 보고 수술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많이 수술장 분위기가 예민하고 차분한 편이에요.






이든 : 그렇군요. 상상만으로는 굉장히 엄숙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신경외과 파트 수술을 하는 간호사가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 태도, 자질 등은 어떤 것이 있나요?


얼죽아 사막 여우 : 일단 기본적으로 모든 수술실간호사가 갖춰야 하는 건 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멸균적인 면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만약 감염이 됐는데 말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환자한테는 큰 위해를 가하게 되니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신경외과만의 특징이라고 하면 마이크로를 보는 수술인 만큼 차분함이 중요합니다. 간호사의 움직임이 크거나 하면 수술에 방해가 될 수 있어요. 또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센스도 있으면 좋고요






이든 : 그렇군요. 말씀 덕분에 신경외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다음 질문은 수술장에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얼죽아 사막 여우 : 앞으로도 잊히지 않을 에피소드가 있어요. 친구가 병원 외래를 보러 왔다고 해서 점심에 커피 한잔하기로 했는데 외래 가 늦어진다는 거예요. 그래서 못 만나고 다음에 보자고 약속을 미뤘던 적이 있어요. 그리고 평소처럼 일을 하다가 응급수술이 들어왔다길래 입구에 환자를 보러 가보니 이게 누구야? 만나기로 했던 친구가 수술을 받으러 들어온 거죠(당시 신경외과 수술 아니었습니다. 신경외과였으면 너무나 아찔한..) 밖에서 만나기로 해놓고 환자와 간호사로 만나서 둘이 한참 웃었죠.

아! 그리고 추가로 이건 웃긴 이야기라기보단 웃픈이야기인데요.
수술장 관련 기사에 환자에 몸에 기구가 있다든지 하는 뉴스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수술장에서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매 수술마다 물품 카운트를 맞춰요. 한 번은 수술이 끝나고 카운트를 맞추고 환자가 퇴실을 했어요. 그리고 평소처럼 세척이 끝난 기구를 정리하는데 기구 하나가 안 보인다는 거예요. 환자 몸에 들어갈 수 없는 크기의 기구라 어디서 없어진 건지 온 사방을 찾다 끝내 그걸 찾으러 쓰레기장까지 갔죠. 그 잃어버린 기구가 일회용이 아니고 고가의 물건이라 꼭 찾아야 하는 월급보다 비싼 기구였거든요. 결국 쓰레기장에서 찾았어요. 카운트를 맞춰도 정리할 때 쓰레기통에 같이 들어가 버리기도 하는 거죠. 학생 실습 때는 쓰레기장에서 기구를 찾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에요 하하하..






이든 : 정말 아찔하네요.. 그런 일은 자주 없어야겠어요. 수술장 경력을 떠올려봤을 때 수술장에 오길 잘했다 하는 부분이 있나요?


얼죽아 사막 여우 : (오랜 시간 신중하게 생각함) 환자의 Pre Post op를 보지는 않지만 신경외과는 아무래도 앞에서도 말했듯이 힘든 만큼 팀과 함께 으쌰 으쌰 하는 분위기가 있고 수술이 끝나면 안도감과 뿌듯함이 큽니다. 그런 걸 느낄 수 있는 수술팀이기도 하고 확실히 내가 환자를 위해 뭔가를 했구나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신경외과수술장 (2).jpg

수술장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창밖 하늘 풍경



이든 : 현재까지 수술장 경력 과정에서 고민했던 부분은 어떤 것이 있나요?


얼죽아 사막 여우 : 다른 부서 친구들 보면 일 년이면 적응하고 자리 잡는데 수술장은 진료과가 2달 단위로 바뀌면서 계속 새로운 수술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적응하는 기간이 오래 걸렸어요. 실제로 진료과 하나 당 길면 2-3년 정도 수련이 필요해요. 진료과 방마다 교수님도 다르고 여러 진료과를 배워야 하기도 하고요.







이든 : 그럼 당직을 서도 두렵지 않을 시기는 언제쯤 오나요?


얼죽아 사막 여우 : 퇴사할 때까지 올까 싶네요! 하하;; 모든 과를 돌아도 오랜만에 다른 과 수술 가면 이미 시간이 지나서 수술실 기구는 새롭고 다양해지고 또 수술 과정이 교수님마다 다르고 그래서 수술장을 마스터한다는 건 쉽지 않은 거 같아요. 대학병원 환경에서는요.


신경외과수술장 (5).jpg

이든 : 얼죽아 사막 여우 선생님께서는 다른 진로를 고민해 본 적도 있나요?


얼죽아 사막 여우 : 2-3년 차 때 슬럼프가 와서 다른 진로보다 그냥 그만두고 싶었어요.






이든 : 그러셨구나..그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얼죽아 사막 여우 : 동기들이 도움이 됐어요. 힘든 일은 자주 털어놓고 서로 많이 도우면서 일을 했었어요. 나에게 맞는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찾는 거랑 공(병원)과 사(개인생활)를 구분하는 게 큰 도움이 된 거 같아요.






이든 : 그렇다면 선생님은 언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시나요?


얼죽아 사막 여우 : 너무 고된 하루 보내고 친구들이랑 맥주 한잔하는 거요. 그런데 최근엔 그러지도 못하죠ㅠㅠ





이든 : 그렇죠. 요즘에는 다들 보기 어려우니까 속상한 이야기네요. 마지막으로 널스터뷰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얼죽아 사막 여우 : 요즘 들어오시는 신규 선생님들을 보고 있으면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사실 어딜 가든 내가 실습했을 때랑은 또 다른 환경이라 원티드를 했지만 수술장이 적성에 안 맞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렇다면 일하면서 적성을 찾는 과정을 다들 겪는다는 건데... 수술장에 왔지만 금방 간호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 일을 했을 때 나랑 안 맞으면 로테이션을 신청해 보는 것도 방법이니까 너무 쉽게 간호사를 포기하지 말고 적성에 맞는 다른 부서 이동도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다들 이곳에 오기까지 많이 노력하고 힘들었을 테니까.




이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얼죽아 사막 여우 : 감사합니다! 인터뷰 즐거웠습니다!




*사진 제공 : 얼죽아 사막 여우 선생님

keyword
이전 05화진료협력팀 호두엄마 간호사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