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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 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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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띠노링 Jul 26. 2022

경옥고와 공진단

공진단은 솔직히 너무 비싸다

한약은 기본적으로 체내 밸런스를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약 = 한약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간혹 계신데 반만 맞는 얘기다. 한약에서는 항진되어 있으면 쳐내버리는 "사(瀉)약"도 있고 부족한게 있으면 보충시키는 "보(補)약"도 있다. 보약은 한약만의 독특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겠다.


또한 "음(陰), 양(陽)"이라는 표현도 한방에서 정말 많이 쓰는 용어인데 의미가 워낙 추상적이라 단편일률적으로 설명은 못 드리겠으나 필자는 음양을 이렇게 이해했다.

- 음: 우리 몸속에 영양분과 음액으로서 침, 호르몬, 땀, 혈액 속 수분 등 진액을 총칭하는 말

- 양: 열과 같이 발산하려고 하는 에너지

사실 이렇게만 생각해도 충분하다.


이번 챕터에서는 유명한 보약 2가지를 비교해보고자 한다.

경옥고와 공진단. 많은 분들께서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한의원에서 자체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제약회사에서 해당 제품들을 출시해서 약국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출처: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우선 경옥고는 인삼, 생지황, 백복령, 꿀과 같이 기본적인 약재만으로 심플하게 구성되어 있다.

경옥고는 만드는 과정에서 찌고 말리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 인삼 : 인체의 원기를 크게 보하는 약재로 비장을 보하며 진액을 생성하는 생진 작용도 한다. 인삼을 찌고 말리면 홍삼이 되는데 진세노사이드 등의 유효성분 함량은 크게 변화가 없고 소화흡수력이 증강되었다고 보시면 되겠다.

- 생지황 : 청열양혈, 생진 작용이 있다. 생지황을 여러번 찌고 말린 것을 "숙지황"이라고 한다.(정석적으로는 9번찌고 말린 것) 인삼과 같이 처음에 생지황을 넣었더라도 제조하는 과정에서 여러번 찌고 말리게 되므로 숙지황처럼 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숙지황은 대표적인 보음제로 음액을 보충하고 혈을 보해주는 약재다.

- 복령 : 불필요한 수분을 순환시켜 배출시키는 대표적인 이수(利水)제다. 생지황은 난소화성 당류가 상당 부분 차지하는데 대표적인 부작용이 소화불량이다. 그래서 한약에서도 소화기가 약할 경우 생지황 대신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숙지황을 사용하였다. 복령은 이수뿐만 아니라 건비화중(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조화롭게 하여 소화를 돕는)효과도 있는데 그래서 필자의 생각엔 생지황의 소화불량 문제를 어느정도 개선시키기 위해 들어간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 꿀 : 자윤하는 특성으로 소건중탕에 들어간 교이(쌀 등으로 만든 엿 : 자세한 사항은 "키디 - 90년대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소아허약증약"참고)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즉, 평소에 소화력이 떨어지고 밥맛도 없고 기력이 없으신 분들께 비위를 보하고 진액을 보충해주는 약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제약회사에서 출시한 경옥고 제품들


공진단은 당귀, 산수유, 사향, 녹용 4가지 약재가 기본 구성이지만 국내 제약회사에서 출시한 제품들은 여기서 인삼, 숙지황이 추가로 들어가있다.


- 당귀 : 보혈활혈(혈을 보하고 혈액순환이 잘되게 한다)

- 산수유 : 수렴하는 성질을 가진 대표적인 약재다. 정(精)이 새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간신을 보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 사향 : 개규성신하는 대표적인 약재(몸에 막힌 체널을 풀어주고 정신을 맑게 한다)

- 녹용 : 보간신강근골(간신을 보하고 근골을 강화시켜준다)의 대표적인 약재다. 발육 및 성장, 조혈기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공진단은 간신을 보하고 혈을 보하며 전신에 혈맥이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이며 제약회사에서 출시한 것은 경옥고의 메인약재인 인삼과 숙지황을 추가한 것이라고 보시면 되겠다.

제약회사에서 출시한 공진단 제품들

공진단은 사향, 녹용과 같은 고가의 약재가 들어가 가격이 매우 비싸다.(1환에 약 4~5만원 정도로 알고 있다.) 그래서 시중에는 사향을 침향으로 대체하고 여러 약재들을 넣고 함량을 변경하여 건강기능식품으로서 일명 "침향단"으로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 우황청심원은 사향을 영묘향으로 대체되어 출시가 되고 있는데 공진단은 왜 사향을 영묘향으로 대체되어 출시되지는 않는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효과는 비슷하지만 가격이 훨씬 저렴한 영묘향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도 높일 수 있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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