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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띠노링 Jul 20. 2022

올가, 올위 과립(위령탕) - 오령산은 재미있는 약이다

평위산 + 오령산 + 작약

시중에 출시된 위령탕(평위오령산) 제제들


한풍 올가 과립, 올위 과립은 많은 분들께서 생소하실 수 있겠으나 대부분의 약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제제다. "평위산"과 "오령산"이라고 하는 기본적인 방제 2가지를 합하여 각각의 중간글자를 따서 "위령탕"이라고 부른다.


평위산은 창출, 후박, 진피, 감초, 생강, 대추 6가지로 이뤄진 방제인데 "제 1장 - 까스활명수는 냉장보관인가? 실온보관인가?" 편에서 가볍게 다룬적이 있다. "방향화습(芳香化濕)약"이 주가 되어 위장운동을 돕고 습을 말려주며 기 순환을 시켜주는 약이라고 볼 수 있다.

평위산에 대해 '이 약은 도대체 어떻게 작용하는 약인가?"와 같은 생각을 하며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냥 위장약이다. 위 불편감이 있다는 환자에게 훼스탈 같은 약이라고 설명하면서 평위산을 주면 딱 맞다. 나는 육군자탕보다 이 약이 더 잘 듣는다. 한 번에 2포를 복용하면 그 뒤로는 증상이 깔끔히 해결된다. 연속적으로 복용하지 못할 이유는 없지만 나는 위 상태가 좋지 않을 때만 사용한다.

출처 : 내과한방진료 / 이와사키 코우 등 3명 著
평위산이 들어간 제제(광동 평위천)


다음으로 오령산은 백출, 복령, 저령, 택사, 계지 5가지로 이뤄진 방제다. 사실 이번 챕터는 오령산을 설명드리기 위해 쓴 글이다. 오령산은 굉장히 재미있는 약이다.(말미에 보충설명) 백출이 습을 말리고 복령, 저령, 택사가 불필요한 습을 소변으로 수분을 배출시키며 계지가 이러한 이수(利水), 화습(化濕)의 효과를 증강케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오령산을 적용할 때에는 갈증, 요량감소, 물설사 등의 증상들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오령산은 수독(水毒, 수분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정체되어 있는 것)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으로 알려져 있다.

괴병은 수(水)의 변(變,변할 변)이다. 잘 모르겠는 병은 수독을 의심하란 말이다. 우선, 수독은 수분의 언밸런스이다. 이수제의 대표가 바로 오령산이다.

출처 : 플로차트 한약치료2 / 니미 마사노리 著  


위령탕은 평위산과 오령산의 구성약재와 더불어 작약이 추가로 포함되어 있다. 이전에 과민성대장증후군에 적용하는 "계지가작약탕"이라는 방제를 다루며 설명드린 적이 있는데 작약을 통해 장관평활근을 이완시켜 복통을 잡아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따라서 위령탕 제제는 체하고 배아프면서 구토나 물설사를 동반한 증상에 쓸 수 있는 약이 된다.

시중에는 오령산에 습열황달을 치료하는 인진호가 추가되어(인진오령산) 숙취로 인한 배탈 증세에 포커스가 맞춰져 출시되고 있다.


<보충설명: 오령산을 적용한 예시>

한방에서 말하는 수독이란 여러가지 병태로 나타난다. 아래의 예시를 보면 구토, 설사와 같은 장관계 증상 뿐만 아니라 뇌혈관의 비정상적인 수축으로 생기는 편두통, 내이의 림프액 이상으로 생기는 어지럼증에도 적용 가능하다. 그리고 신경통에도 적용한다는 예를 보면 신경전달물질의 이동에도 오령산이 관여를 하는 것으로 추측이 된다.

연약한 체격의 34세 여성. 편두통으로 트립탄 사용 중이다. 그래서 오수유탕을 시도해봤는데 맛이 너무 없어 참고 복용해 봤지만, 4주가 지나도 전혀 효과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오령산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두통이 생길 것 같을 때 오령산을 복용하면 발작이 일어나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8세 여아. 스스로 '오늘은 어지러워요'라고 했다. 흔들거리는 것 같다. 드러누울 정도는 아니지만 몸 상태가 나쁘다고 했다. 아이의 호소에는 일단 오령산을 준다는 정석대로 오령산을 1포 복용시켰다. 수 시간 후 다시 1포 더 복용하자 완전히 호전되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건강해졌다.

12세 여아. 소풍가는 버스에 타면 멀미를 해서 소풍이 싫다고 울고 있다. 그래서 '이 약을 복용하면 버스에서 멀미를 하지 않을 거에요. 30분 전에 복용하면 반드시 효과가 있을 겁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오령산을 건냈다. 그리고 소풍에 갔다. 무사히 멀미 없이 즐거운 소풍을 다녀왔다.

중간체격의 48세 여성. 안면통증을 호소했다. 신경과에서 삼차신경통으로 진단받았으나, 양약으로 호전되지 않아 내원했다. 정석대로 오령산을 투여했다. 오령산을 여러 차례 걸쳐 하루 총 6포 복용하도록 했다. 그러자 통증이 편해졌다.

연약한 체격의 78세 여성. 대상포진 후 통증으로 괴롭다. 통증클리닉에서는 이 이상의 치료는 어렵다고했다. 한약으로 어떻게든 해보고 싶다며 내원했다. 마황은 복용하기 어려워 보여 우선 오령산을 투여했다. 하루에 오령산을 6회 정도 복용하도록 했다. 2주 후에는 약간 편해졌다. 그 후 통증이 있을 때만 적절히 복용하고 있다.

출처 : 플로차트 한약치료2 / 니미 마사노리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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